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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종합선물세트 희망도 함께 담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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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롯데제과 디자인팀 윤해근(45.사진) 팀장은 어린이의 가슴을 설레게하는 종합선물세트 포장 디자인을 18년째 하고 있다.

윤 팀장은 "입사 초기엔 연말이 되면 6~7명의 디자이너들이 달려들어 며칠 동안 작업을 해야 '작품'이 나왔다"며 "종합선물세트 디자인은 한 해를 마감하는 중요한 회사일의 하나"라고 말했다.

종합선물세트 포장 디자인의 핵심은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들의 마음을 확 잡아끄는 것. 인기 만화 영화의 주인공 등이 단골이지만 시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다고 그는 말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70년대에는 만화 디자인이 주류를 이뤘고 80년대에는 '햇님이 주는 선물'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90년대 들어서는 화려한 컬러만화가 등장했고 2000년대에는 원색 컬러보다는 파스텔톤 색채의 만화뿐 아니라 게임의 캐릭터 장식이 선물세트의 얼굴이 됐다. 포장재질도 바뀌었다.

윤 팀장은 "선물세트 용기가 과거에는 포장을 뜯은 후 버리는 1회용에서 최근에는 장난감 보관함 등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가격대는 70년대 3000~5000원 짜리가 많았으나 80년대 들어서 1만원 짜리 제품이 나왔고 지금은 1만 ~2만원대가 주류다. 선물세트안에는 과자.초콜릿.사탕 등 회사에서 내세우는 품목 10개 안팎을 넣는다.

롯데의 경우 70년대에는 왔다껌, 캐러멀.맛댕기 스낵 등이, 80년대에는 커피껌.아몬드초콜릿.초이스 비스킷 등이 그 안에 들어갔다. 90년대에는 칸쵸.빼빼로.빠다 코코낫 등이 그리고 최근에는 자일리톨 껌.카스타드,애니타임 캔디 등을 선물세트안에 넣고 있다.

윤 팀장은 "종합선물세트는 내용물은 사람이 직접 넣기때문에 인건비부담이 많아 이익은 거의 남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종합선물세트의 주 고객층이 잘 사는 사람보다는 어려운 사람이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제품이어서 제과업체들이 계속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익도 이익이지만 주 고객층인 어린이들에게 제과업체의 이미지를 높이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윤 팀장은 "컴퓨터와 게임기도 없었고 번듯한 외식업체도 마땅치 않던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한 손에 들고 오는 종합선물세트 만큼 반가운 것이 없었다"며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진 포장지를 뜯어 내면 평소에 먹고 싶던 과자들이 가득 들어찬 종합선물세트는 어른들에게도 추억이 어린 상품"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제과는 최근 연말 연시 시장을 겨냥해 5000~2만원 짜리 종합선물 세트 4종류를 내놓았다. 예상 매출액은 약 30억원. 해태제과와 오리온 제과도 각 1만원, 6500원 짜리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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