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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외숙 한의사의 소중 동의보감 <21>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인체의 신경계 투시도. 크게 뇌?척수로 이루어진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나뉜다.

지난번 수면에 대해 설명하며 자율신경계에 대해 잠시 언급했었죠? 오늘은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리 몸에는 뼈와 근육(근골격계), 혈관계 외에도 특정 신호를 전달해주는 신경계가 있습니다. 근골격계는 신체의 모양을 유지하고 활동을 가능하게 해주죠. 혈관은 우리가 섭취한 영양분을 몸의 곳곳으로 전달해 우리 몸속 60조 개나 되는 세포를 먹여 살림으로써 각기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줍니다. 이 과정에서 신경계는 몸 안팎에서 일어나는 각종 변화로 인한 자극을 빠르게 전달해 그에 대한 반응을 생성합니다. 뜨거운 것을 만졌을 때 느끼는 감각이나 배가 고프고 추위를 느끼는 몸의 변화들이죠. 이런 느낌들로 인해 생활이 불편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로 신경계가 하는 일입니다.

만약 이런 신경계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란 항상 일정하려는 성질을 말합니다. 몸의 체온과 맥박, 혈압, 혈액 속의 산소 농도, 혈당 등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돼야 신진대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건강을 지킬 수 있죠. 항상성은 근골격계·혈관계·신경계·호흡기계·소화기계·내분비계 등 우리 몸의 여러 부분이 맞물려서 조절됩니다.

그런데 이 항상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우리 몸의 건강 상태가 엉망이 됩니다. 맥박이 널을 뛰고, 수시로 배가 고프다거나 대소변이 아무 때나 나온다거나, 졸리지 말아야할 시간에 자꾸 졸릴 수 있죠. 모두 신경계가 있어야 조율이 가능한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또 실제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근골격계가 하지만 움직일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는 것 역시 신경계가 하는 일입니다.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뇌·척수)와 말초신경계로 나뉩니다. 머리뼈 속에 들어있는 뇌(brain)와 척추뼈 속에 있는 척수(spinal cord)로 구성된 중추신경계는 신경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말초신경계로부터 받아들인 자극을 처리해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기능도 합니다. 가령, 통증 감각이라면 아픔을 피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식입니다. 행동을 명령하는 것은 중추신경계이지만 막상 손이나 발을 움직이는 것은 말초신경계에서 하는 일이죠.

말초신경계에는 뇌신경·척수신경·자율신경계가 있습니다. 뇌신경은 주로 얼굴·머리 부위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합니다. 눈으로 보거나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보는 일 등입니다. 또 눈을 깜빡이거나 혀를 움직여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12쌍의 뇌신경들(좌·우 대칭으로 쌍을 이룹니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행하고 있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척수신경은 머리를 제외한 전신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합니다. 목 부위 척추뼈(경추)에서 나오는 8쌍의 목 신경과 가슴 부위 척추뼈(흉추)의 12쌍 가슴신경, 허리 부위 척추뼈(요추)의 5쌍 허리신경, 그리고 허리 아래 엉치 부위 척추뼈(천추)의 5쌍 엉치신경 및 1쌍의 꼬리신경으로 구성됩니다. 경추에서 나오는 신경들은 뒷머리와 어깨나 팔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고 흉추에서 나오는 신경들은 등과 가슴 부위의 감각과 움직임을 맡습니다. 요추와 천추에서 나오는 신경들은 허리와 다리, 항문과 생식기 주위의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죠.

신경 중에는 자율신경계도 있습니다. 뇌신경의 일부와 척수신경 중 일부가 신경절을 별도로 형성해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를 이루는 것을 말합니다. 자율신경계는 앞에서 말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항상성 조절을 담당합니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배가 고파지고 음식을 먹으면 저절로 소화·흡수·배설이 되는, 즉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호흡·맥박·혈압·혈당 등을 조절합니다. 또 긴장한 상황에선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고 땀이 나며 동공이 확대되는 등의 반응(교감신경계의 활성)이 나타나고, 반대로 휴식을 취할 때는 맥박과 호흡이 안정되고 동공이 축소되며 졸리거나 하는 것들(부교감신경계의 활성)은 모두 자율신경계의 무의식적인 조절로 가능한 일입니다.

아무리 내 몸이라 해도 이런 복잡한 신경계의 일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면 매우 정신없고 끔찍하겠죠? 물론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만, 우리 몸의 신경이 이런 구조와 기능을 한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리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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