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배 전주원과 맞붙은 이경은 "경기운영 등 많이 배웠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새내기 가드 이경은(18)의 우상은 전주원(33.신한은행)이다. 선일여고 15년 선배. 이경은은 "한번 붙어 보고 싶다"고 했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우리은행의 박명수 감독은 22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신한은행과의 2005~2006 겨울리그 홈경기에서 이경은에게 전주원을 상대하게 했다. 그러나 고교졸업반 이경은은 아직 '작은 새'였다. 전주원이라는 큰 고개를 넘기엔 일렀다. 신한은행은 73-62로 이겨 2연승 했고 우리은행은 2연패 했다. 전주원은 20득점.6어시스트로 자기 몫을 했고, 이경은은 6득점.2어시스트에 그쳤다.

구단에서는 이경은에게 최고가 돼라며 유니폼 번호 1번을 주었지만 전주원은 0번을 달고 나왔다. 일대일로 대결할 때는 해볼 만했다. 2쿼터 3분 이경은은 재빠른 속임 동작으로 전주원을 제치고 골밑으로 파고들어 레이업 슛을 넣었다. 전주원은 다리가 꼬여 쓰러졌다. 하지만 동료와 함께 5대5로 경기할 때는 미숙했다. 전주원은 동료의 스크린을 절묘하게 이용했다. 이경은은 그때마다 자석에 못이 달라붙듯 스크린에 걸려들었다.

경기가 끝난 뒤 전주원은 "가드에게 필요한 모든 재능을 타고났다"고 이경은을 칭찬했고, 이경은은 "주원 언니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걸 직접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전반을 45-29로 앞선 신한은행은 3쿼터 6분 54-45로 쫓겼지만 맥 윌리엄스(34득점.17리바운드)의 슛으로 추격에서 벗어났다. 우리은행의 장신 선수들은 윌리엄스에 밀려 신한은행 골밑을 공격하지 못했다.

춘천=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