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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서 주목 받는 한인배우 샌드라 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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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할리우드 진출 3년 만에 스타덤에 오른 샌드라 오가 지난달 13일 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다문화영화협회 시상식에서 '창조적 자유상'을 수상한 뒤 기쁨을 표하고 있다. LA지사=김상진 기자

캐나다 출신의 한인 영화배우 샌드라 오(33)가 미국 할리우드 입성에 성공해 스타급 대접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히트작 '사이드웨이즈(Sideways)'에 출연, 미 배우협회상 등 여러 권위 있는 상을 받으면서 유명해졌다.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3년 전 로스앤젤레스(LA)에 왔을 때만 해도 그는 하루에 몇 번씩 오디션을 받아가며 목이 빠져라 캐스팅 담당자의 전화를 기다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선 몇 달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13일 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다문화 영화협회 시상식에서 '창조적 자유상(Creative Liberty Award)'를 또 수상했다. 잇단 성공에 대한 비결을 묻자 그는 한 마디로 "노력"이라고 했다. 미국에 온 뒤 그는 하루에 5시간 이상을 자본 일이 없다고 털어놨다. "대본을 외우고 또 외우고, 누워서도 뛰면서도, 그리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서도 쉼없이 대본을 외웠어요."

대사를 완벽하게 외운 다음에는 거울 앞에 섰다. 어떤 동작이 문제인지 손가락 하나까지 자신의 모든 움직임을 세심하게 체크했다. 스스로 "그만하면 됐어"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했다. 거의 자기 학대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날고 기는 연기자들이 모인 할리우드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미국 ABC 방송의 인기 메디컬 드라마인 '그레이의 해부학(Grey's Anatomy)'에 출연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야망을 가진 외과 인턴으로 나오는데, 매일 수백명의 시청자들로부터 "당신 때문에 드라마를 본다"는 격려성 e-메일을 받고 있다며 행복해했다.

이런 성공은 그에게 '소수 인종에 대한 할리우드의 높은 벽을 확실하게 깰 수 있다'는 자신감도 주었다. 그는 "아시아계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역할이라면 어떤 배역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은 LA에 살면서 한인들의 파워가 보통이 아니다는 사실을 깨닫게 돼 가슴 뿌듯하다"는 그는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면 한국 영화에도 꼭 한번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한국이 어떤 곳인지 더욱 궁금하고, 그래서 내년엔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캐나다로 유학 온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의 한국 이름은 오미주.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고 새로운 일을 꿈꾸고 있어 동료들은 그를 '드리밍 걸(Dreaming Girl)'이라고 부른다.

LA지사=유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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