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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계 CEO가 추천한 '황금연휴' 국내 여행지 20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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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선재길은 깨달음의 길입니다. 일 년에 한 번은 꼭 찾아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갖습니다.”

성영목 조선호텔 대표가 ‘황금연휴’를 맞아 선재길을 국내 여행지로 추천하며 남긴 말이다. 선재길은 오대산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잇는 9km 길이 숲길이다. 길 대부분이 평지라 난이도가 낮다. 울창한 전나무 숲 사이를 거닐며 명상에 잠기기 좋아 사계절 내내 인기가 좋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월 1~14일 관광주간을 맞아 전경련 관광위원회 소속 최고경영자(CEO) 10명이 추천한 국내 여행지 20곳을 소개했다. 권오상 한진관광 사장은 강원도 화천 곡운구곡을 추천했다.

곡운구곡은 조선시대 학자 김수증이 꼽은 아홉 가지 절경을 일컫는다. 9곡 중 3곡에 해당하는 신녀협은 곡운구곡 중 경치가 가장 뛰어나다. 오랜 세월 깎인 기암괴석과 짙푸른 에메랄드 빛 계곡물이 조화를 이룬다.

박상배 금호리조트 사장은 전남 화순 세량지를 추천했다. 제방 길이가 50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저수지다. 하지만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에 꼽힐 정도로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박 사장은 ”5월 연둣빛 신록이 푸른 저수지 수면에 비친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고 소개했다. 박 사장은 박경리ㆍ김춘수 작가의 흔적을 찾는 경남 통영의 토영이야길도 추천했다.

경북 청송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홍원기 한화리조트 사장의 추천지다. 200년 동안 저수지 바닥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왕버들과 이를 감싸는 물안개의 몽환적 풍경이 일품이다.

기차를 타고 강원도 산세를 감상하는 건 어떨까.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한국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를 추천했다. 협곡열차는 영주~분천~철암을 왕복하며 중부 내륙의 협곡을 누빈다. 최 사장은 “승부ㆍ양원역 등 기차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마을의 숨은 비경이 이색적 정취를 자아낸다”고 소개했다.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동ㆍ식물을 만날 수 있는 생태 체험 여행지도 있다.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은 여수 순천만을 추천했다. 세계 5대 연안 습지로 지정된 곳이다. 천연기념물 흑두루미를 비롯, 우리나라 조류의 절반 가량이 머무는 생물의 보고다. 박 회장은 “습지 주변에 116종의 식물이 서식해 청소년들의 생태 체험 여행으로 좋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구의 근대 골목길도 추천했다.

송홍섭 파르나스호텔 대표는 제주 걸매생태공원을 추천했다. 제주 천지연 폭포 상류 솜반천에 자리 잡은 공원에선 170여종의 자생 식물과 야생초를 관찰할 수 있다. 제주도 무태장어 서식지, 천지연 난대림지대 등 친환경 생물자원을 품은 이 공원은 훼손된 자연환경을 성공적으로 복원한 생태복원 우수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우리 고유의 멋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여행지도 있다. 충남 아산 외암리민속마을(남상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과 경남 산청 남사예담촌(송용덕 롯데호텔 사장)은 전통 한옥의 고풍을 간직하고 있다. 두 마을 모두 실제 주민이 살고 있어 민속 마을로 가치가 큰 곳이다. 전통 물레방앗간 체험, 농촌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대로 전해오는 선조들의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다.

이외에도 전남 청산도 슬로길, 제주 한담해안산책로, 울릉도 비파산 주상절리, 경남 거제 공곶이 공원, 전남 보성 녹차밭과 득량역 등도 추천지로 꼽혔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국내 관광객 증가세가 해외 여행 성장세보다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며 “관광 전문가들이 소개한 명소인 만큼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 국내 여행 활성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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