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러시아 - ‘포르노 웹사이트 전면 차단하라’
러시아 법원은 정부 산하 인터넷 감시기구인 통신정보기술 커뮤니케이션 감독국에 ‘음란한 콘텐트’을 게재하는 웹사이트 136개를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근거는 1910년과 1923년 체결된 해묵은 국제협약이었다. 또 판결의 표현이 모호하기 때문에 확대 해석할 경우 사실상 모든 인터넷 포르노가 러시아에서 불법화될 가능성이 있다.
타르타르스탄의 한 지방 검사가 20세기 초 제정 러시아와 그 다음 소련에 도입된 국제협약을 인용한 뒤 그런 판결이 나왔다. 그에 따라 세계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사이트를 포함해 리스트에 오른 모든 웹사이트가 곧 차단된다. 법원은 음란물의 불법 배포를 금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합법 배포’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금지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러시아의 수백만 개 포르노 웹사이트도 조만간 폐쇄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2012년 다시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러시아에서 갈수록 심해지는 인터넷 검열의 가장 최신 사례다. 최근 크렘린은 인기 블로거의 자택 주소 등록을 의무화하는 ‘블로거법’을 제정했다. 또 익명을 보장하고 검열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토르’ 소프트웨어의 해킹에 거액의 상금을 걸었고, 서방 기술업체에 러시아 인터넷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도록 강요한다.
또 최근 러시아는 유명인사의 사진을 본인의 의사와 관련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금하는 법도 제정했다. 그 법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를 들어 상반신을 드러낸 푸틴의 사진은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반면 야권 지도자를 돋보이게 하는 사진은 금지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