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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경제위기 탓 중·고가 브랜드 지고, 저가 SPA브랜드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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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의 의류 브랜드들이 러시아를 떠나고 있는 반면 일본의 유니클로(Uniqlo)는 모스크바 최중심가에 있는 ‘오호트니 랴드’ 쇼핑몰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유니클로는 최근 러시아 시장 진출 5주년을 기념하기도 했다. 사진은 유니클로 모스크바 매장 [Photoshot/Vostok-Photo]

2014년 한 해에만 11개의 외국 의류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을 포기했다. 경제 위기로 주로 중가 브랜드가 시장에서 퇴장했다. 그 자리엔 저가 브랜드가 들어서고 있다. 특히 서양 브랜드들이 상대하기에 버거워진 아시아 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을 공격적으로 파고들며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영업 중인 상점들은 올해를 ‘마이너스’에서 시작했다. 경제위기로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수요가 2015년 1/4분기에 비해 27% 떨어졌다. “그로 인해 외국계 의류 유통업체들이 러시아에서 일부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고 Y컨설팅 회사의 다리야 야데르나야 대표가 설명했다. 독일계 아디다스 그룹은 재정 지표가 악화되면서 실적이 낮은 지점 200곳이 문을 닫았다. 러시아 내 아디다스 총 지점 수의 20%에 해당한다. 핀란드계 스토크만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내 8개 영업점 중 3곳을 폐점하고 의류쇼핑몰 린덱스는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저가브랜드의 공습=글로벌 부동산업체인 CBRE의 조사에 따르면, 2014~2015년 사이 11개의 다국적 의류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 중에는 중가 브랜드인 Chevignon, Gerry Webber, Sepalla뿐 아니라 대표적 저가 브랜드인 Esprit, New Look, OVS, River Island, Wendy’s도 포함되어 있다. CBRE의 조사연구부 컨설턴트인 옐레나 클류차로바는 “이런 상황은 중소업체에 해당하는 이야기인데 이들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브랜드의 2%도 안 된다”고 말했다. 매장 규모면에서 재정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이들 브랜드는 러시아인 사이에서 인기 있는 저가 브랜드인데도 경제 위기의 타격을 받았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럽,미국 브랜드들이 매장을 닫는 이유는 회사정책과 관련된 내부적 원인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미국 의류 브랜드 에스프리의 모스크바 매장 [PhotoXPerss]

그런데 저가 의류를 취급하는 대기업들은 반대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옐레나 클류차로바 컨설턴트는 “중가 브랜드 구매자들이 경제 위기에서는 대중시장(매스마켓)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 내 인지도가 있는 저가 브랜드의 틈새가 새로 진출하는 회사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2015년 말까지 러시아 시장 진출에 의욕을 보인 저가 브랜드 중에는 Cortefiel, Superdry와 Violetta by Mango가 있다. 한편 이미 러시아 시장에 진출해 있는 H&M, Monki, Uniqlo, Forever 21과 같은 브랜드는 임대료가 낮아지는 기회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사를 밝혔다.

◆아시아의 시장 확장=하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대중시장을 겨냥하는 상품의 가격이 아무리 저가여도 러시아 온라인에서 입지를 확장 중인 아시아 인터넷쇼핑몰에는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 중국에서 2~10달러인 원피스가 유럽 인터넷쇼핑몰에서는 20~50유로에 팔리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유례없이 낮은 가격’이 아시아 판매자들에게는 수요 증가를 보장하는 보증수표나 마찬가지다. 컨설턴트 클류차로바에 따르면 아시아, 그 중에서도 특히 중국 인터넷쇼핑몰의 러시아 고객 온라인 주문이 2014년에만 3배 증가했다. 아시아 인터넷 의류 유통업자들은 러시아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러시아로 진출하거나 러시아 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AliExpress가 러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러시아에서 현지 업자들과 함께 자체 물류 체계도 마련했다.

TNS Global의 자료에 따르면 AliExpress의 러시아 내 순 이용자 수는 월 1750만 명이다. RealWeb에서 온라인 쇼핑몰 발전을 담당하는 바실리 라주카 대표는 “러시아에서 성장하고 싶어하는 아시아 회사들의 요청 건수가 급격히 늘어 지난해 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RealWeb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옷과 구두, 액세서리, 전자기기, 장신구, 핸드폰, 스포츠용품, 장난감을 파는) 타오바오, LightInTheBox, TinyDeal가 러시아에서 사업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로만 크레출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의류시장의 변화
의류시장 1분기 매출 27% 감소
1년 새 다국적 브랜드 11개 철수
H&M·유니클로 사업 확대 움직임
아시아 인터넷쇼핑몰로 주문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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