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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몰 사고의 재구성 … "이상 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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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8일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에서 오상근 서울과기대 방수기술연구센터 교수가 아쿠라이움의 누수 문제에 대한 보수 과정과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사람이 큰 바위가 아니라 작은 돌뿌리에 넘어진다는 말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한 치의 실수도 없도록 하겠습니다.” 

 28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에 대한 현장공개를 주관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의 목소리엔 긴장감이 묻어났다. 완벽하게 보완했다고 자신하긴 해도 어쨌든 문제가 됐던 부분을 다 까발리는 자리여서다. 정밀안전진단을 했던 대한건축학회 소속 안전조사단 교수들에게 직접 브리핑을 맡긴 것도 이런 절박함의 표현이다.

 현장점검은 지난해 12월 소위 ‘떨림 현상’으로 관람객이 대피했던 롯데시네마 제14관에서 브리핑 하고, 영화를 상영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논란이 됐던 롯데시네마의 떨림 현상에 대해 이상현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9층에 있는 19관의 우퍼 스피커에서 진동이 발생해 아래층 14관의 스크린에 영향을 준 것”이라며 “건물의 흔들림이나 롯데월드타워의 공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롯데건설은 19관 바닥에 방진 설비를 설치하고, 14관의 영상 시설을 보수했다. 롯데 측은 떨림 현상이 있었던 당일과 동일한 상황을 가정해 영화 ‘러브 로드’를 상영하고, 위층인 19관에서는 4D 액션 영화를 틀어 시연을 했다. 자막이 흔들리는 등 떨림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음은 누수가 있었던 아쿠아리움. 롯데는 벨루가(흰고래)·상어 수조 등 누수 현장 4곳에 대해 보강공사를 하고, 물막이벽·문 등 차수(遮水) 시설 4개를 설치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아쿠아리움에서 새는 물이 지하 변전소에 흘러들어가 폭파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쿠아리움 공간이 워낙 넓어 수족관 물 전부가 쏟아진다고 해도 30cm 높이 밖에 되지 않고, 이 역시도 배수구로 금세 빠진다”면서 “공법상 필요가 없지만 혹시나 하는 비난의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차수시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몰의 영화관과 아쿠아리움의 사용 승인이 나는대로 무료 개방 등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는 “주민들을 초청해 롯데월드몰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아쿠아리움의 무료 개방, 체험 행사 등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롯데월드몰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주차예약제와 높은 주차요금에 대해서는 아직 서울시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롯데월드몰은 10분당 1000원, 3시간 이후에는 50% 가산된 주차요금(10분당 1500원)을 받고 있다. 어벤저스2(141분) 영화를 보고 점심식사(60분)를 하면 당장 주차요금이 2만2500원에 달한다. 반면 길 건너편에 있는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5만원 구매시 1시간 무료 등의 제도가 있다. 게다가 롯데월드몰은 주차 예약을 하지 않으면 차량을 댈 수도 없다.

 강감찬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23일 보도자료에서 “하루 1만2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롯데월드몰 주차장에 500대만 주차돼 있는 상황”이라며 “방문객·입점상인은 물론, 불법 주차로 송파 주민들도 불편하게 만드는 주차예약제는 당장 폐지하고 유료화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는 개장 준비에 바쁘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 재개장에 대해) 서울시 시민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시민안전자문단은 28·30일 두 차례에 걸쳐 시네마와 아쿠아리움, 콘서트홀(공사현장) 등의 현장 점검을 한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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