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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섹스 & 시티' 패션 따라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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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 드라마 '섹스 & 시티'. 30대 여인네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내용만큼이나 주인공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의 화려한 의상으로도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 모은 화제작이다. 여성 뉴요커의 패션 세계를 한눈에 엿볼 수 있다고나 할까?

이 같은 캐리 스타일이 백화점 문화센터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문화센터에선 '섹스 & 시티 패션 따라잡기'라는 강좌까지 마련해 캐리 스타일 전파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섹스 & 시티 패션 따라잡기'강사이자 보그.럭셔리 등 패션잡지 스타일링을 맡아 온 스타일리스트 최희승(28.얼굴 사진)씨의 강의 내용을 살짝 들어보았다.

# 에스닉하고 남성스럽게… 남과 다른 룩을 연출하라

최희승씨는 맹목적인 캐리 따라잡기는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문화는 드라마 속 뉴욕의 문화와는 많이 다르죠. 너무 화려하게 입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어요. 모임에 갈 때는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연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의상 연출법을 참고로 자신만의 스타일법을 만들라는 말이다.

'섹스 & 시티'의 캐리는 파티를 갈 때 여성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그 위에 빈티지 스타일의 카디건을 입는다.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이제는 섞어 입기가 대세다. 모임에서 드레스를 입을 경우 숄을 걸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드레스 위에 캐리처럼 카디건이 부담스럽다면 직선 라인의 코트를 입어도 좋다. 겉보기엔 너무 잘 차려입은 것 같지 않아보이지만 실내에서 옷을 벗으면 근사한 드레스를 한껏 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파티 룩을 연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남성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드레스에 턱시도 재킷을 입거나 머리를 완전히 붙여 묶어버리면 여성스러운 드레스에 남성적인 이미지를 가미한 독특한 룩이 완성된다. 또 하나는 민속풍의 느낌이 나는 에스닉 룩이다. 허리 벨트 대신 프린트가 있는 오비를 매거나 민속풍의 귀걸이나 목걸이를 착용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사진=안성식 기자]

# 액세서리에 투자하라

캐리는 드라마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여자가 핸드백 없이 외출하는 건 나체로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야."

그만큼 액세서리는 여성 패션의 시작이자 완성이다. '섹스 & 시티'는 전 세계적으로 고급 구두 열풍을 일으켰다. 캐리가 신은 마놀로 블라닉, 지미 추 등의 브랜드는 신흥 명품 구두로 자리매김했다. 최씨는 "구두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옷은 적당히 입으면 중간은 가지만 패션의 심미안은 구두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검은색 정장은 아무리 잘 입어도 사실 눈길을 끌기 어렵다. 그렇지만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구두가 아닌 선명한 컬러의 화려한 구두를 매치시키면 상대방의 시선은 구두로 향하게 마련이다.

이 밖에 이미 가지고 있는 액세서리의 활용법도 다양하다. 우선 팬던트 목걸이가 있다면 체인과 팬던트가 연결된 부분을 옷핀을 이용해 재킷에 꽂는다. 나머지 체인 부분은 그냥 늘어뜨린다. 이렇게 팬던트 목걸이로 체인이 늘어진 브로치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세계적인 수퍼모델 케이트 모스는 "외출을 하기 전에 거울 앞에서 한 가지를 덜어내라"고 조언한 바 있다. 너무 많은 액세서리는 졸부의 느낌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 제대로 된 쇼핑이 먼저다

최씨는 "더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고 싶다면 옷보다 액세서리가 많은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문제는 역시 돈. 그래서 좋은 쇼핑의 노하우는 비싼 것과 싼 것을 적절히 나눠 사는 데 있다.

재킷이나 코트는 가장 겉에 입는 옷이고 자주 살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다 보니 가급적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사는 게 좋다. 코트가 많지 않다면 우선 블랙이나 회색으로 시작해 선명한 컬러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액세서리. 옷은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이는데 액세서리가 너무 싸 보이면 곤란하다. 벨트.구두.핸드백은 웬만하면 한 두 개 정도는 좋은 것을 마련하자. 이 세 가지 액세서리만 고급스러우면 나머지는 싼 제품을 착용해도 괜찮다.

매장 직원의 권유 열 마디를 들을 시간에 거울 한 번 더 보는 것이 낫다. 직원의 권유나 스타 마케팅에 약한 사람이 많은데 사실 본인이 스타가 아닌 이상 사봤자 소용없다는 말이다.

돈도 없고 뭘 살지도 모르겠는데 변신은 해보고 싶다면 헤어 스타일에 투자해보자. 첫 인상의 70%를 좌우하는 것이 헤어 스타일이다. 옷 한 벌에 몇십 만원씩 쓰면서 헤어 스타일 바꾸는 데 몇 만원 쓰는 것은 아까워 하는데 사실 옷 10벌 사는 것보다 머리 모양 한 번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조도연 기자 <lumier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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