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8억대 보석 밀매|전 화교협회장 등 2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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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지검은 11일 홍콩을 거점으로 다이어먼드 4천여 개를 비롯, 루비·사파이어(1천여 개) 등 시가 8억 원에 이르는 보석을 밀수입, 국내에 팔아온 국내최대의 보석밀수조직을 적발, 주범인 국내총책 차비개씨 (51·화교 서울평창동154의1 삼형파크맨션A동104) 와 홍콩인 운반책 황국평씨 (31) 를 특정범죄가중 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판매책 박무열씨 (46·서울 청파 동3가27의6) 등 4명을 전국에 지명 수배했다.
검찰은 또 차씨로부터 팔다 남은 다이어먼드·루비·새파이어 등 보석 3천5백여 개(5푼∼1캐럿짜리·싯가 2억2천여 만원)를 증거물로 압수하는 한편 대규모 중간판매조직망이 있을 것으로 보고 국내 금은방을 중심으로 추적중이다.
구속된 차씨는 지난해 4월부터 금년 3월10일까지 홍콩의 밀수회사인 신광투자공사등을 통해 11차례에 걸쳐 다이어먼드 3천5백여 개(5푼∼1캐럿),루비 새파이어 등 모두 4억7천5백여 만 원어치의 보석을 밀수입한 혐의다.
검찰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보석의 절반 가량이 국내총책 차씨의 손을 거쳐 밀수입된 것으로 보고 차씨가 밀수입한 보석들을 대규모 중간조직을 통해 남대문시장· 종로 등지에 팔아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구속된 운반책 황씨는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다이어먼드 5백30개 (싯가 3억3천여 만원)를 항문 등에 숨겨 국내에 들여온 혐의다.
신광투자공사의 한국담당운반책인 황씨는 지난4월 다이어먼드 1백20개를 숨겨 국내에 들여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제보=지난4월초 서울평창동 삼형파크 맨션화단에 밀수입한 다이어먼드상자가 파묻혀있다는 제보가 서울지검에 날아들었다.
수사관들은 제보자인 아파트 경비원 유모씨 (38)를 추궁, 조씨가 숨겨놓은 보석을 유씨가 파내어 갖고 있는 것을 찾아냈다.
◇추적=다이어먼드를 찾아낸 경찰은 이 맨션A동104호에 사는 화교 차비개씨가 밀수전과4범임을 알아내고 차씨의 최근동향을 캐기 시작했다.
검찰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차씨를 연행, 범행을 추궁했으나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는데다가 뚜렷한 물증도 없어 수사가 벽에 부딪쳤다.
◇단서=검찰이 수사의 실마리를 푼것은 주범 차씨의 홍콩국제전화.
범인 차씨가 매달 3∼4차례 홍콩 (전화번호 5∼411368) 에 국제전화를 했다는 전화국의 회신을 받은 검찰은 홍콩총영사관에 조회, 문제의 전화번호가 국제보석 밀수조직인 신광투자공사의 것이며 이 회사 직원인 황국평씨가 서울에 자주 드나든다는 회신을 받았다.
법무부출입국사무소를 통해 황씨가 지난5월초 국내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황씨를 검거, 보석 밀수조직의 전모를 자백 받았다.
◇범행수법= 차씨는 홍콩본사에 거점을 두고 외국인들을 운반책으로 고용, 이들로 하여금 관광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여보내면서 다이어먼드 등을 숨겨 반입시켰다.
운반책들은 알맹이가 작은 다이어먼드를 주로 항문 속에 넣어 김포세관을 통과하는 수법을 썼으며 혁대안쪽이나 가방손잡이 등에 숨겨 들여오기도 했다.
한편 국내 판매루트는 하부판매조직이 모두 달아나 전모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검찰은 국내판매책들이 서울시내 금은방과 은밀히 결탁, 전담판매형식을 취하거나 행상을 가장, 가정주부를 상대로 팔아온 것으로 보고있다.
◇범인주변=국내총책 차는 화교협회회장을 지낸 돈 많은 화교로 보석업계에서는 국내보석시장에 물량의 절반 가량을 공급하고있는 대부로 알려져 있다.
차씨는 지난2월 미국으로 달아나기 위해 암달러상으로부터 1천 달러짜리 TC (여행자수표) 1백장(10만 달러)을 사들였으나 모두 가짜로 드러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차씨는 80년 국보위시절에도 국내보석밀수총책으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조씨는 몇 천 만원정도의 보석밀수를 시인, 중간판매상등 20여 명이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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