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들뢰즈 20주기 … 영상으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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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질 들뢰즈(사진)는 1980년대 이후 한국 인문학의 자양분이었다.” 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벨기에 루뱅대학에서 들뢰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들뢰즈 타계 20주기를 맞아 대중 강연을 28일 열 계획이다.

 그는 “한 예로 진보·보수적인 사람 모두 사적 공간에서 무의식 중에 행했던 가부장적 폭력, 남성우월주의 같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들뢰즈에게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들뢰즈가 수행한 작업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작은 영역, 미시적 부분으로 수렴됐다”고 설명했다. 들뢰즈를 재조명하는 이유다.

 마침 들뢰즈가 타계 7년 전 출연한 동영상이 국내 출시됐다. 『질 들뢰즈의 A to Z』라는 제목으로 DVD 세 장, 8시간 분량이다. 들뢰즈가 제자인 클레르 파르네에게 자신의 사상을 A(animal·동물)부터 Z(zigzag·지그재그)까지 키워드로 하나하나 소개한 내용이다.

 서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영상의 중요한 부분을 추려 보여주며 들뢰즈 철학의 전모를 정리한다. 들뢰즈는 평생 방송 출연을 거부해오다 말년에 이르러 이 영상을 남겼다. 사후 공개한다는 조건 하에서였다. 강의는 28일 오후 7시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열린다. 02-705-8338.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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