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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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프랑스와즈·사강」의『가장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가 지난 4월 파리에서 출간된뒤 연속 10주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세때인 54년『슬픔이여 안녕』으로 숱한 화제를 뿌리며 세계문단에 화려하게 데뷔했던그녀가 30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지를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다는데서 이책은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가장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는 10평의 단편적 이야기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있다.
「사강」이 만났던 사람들가운데 그녀의 아름다운 추억속에 남아있는 첫번째 인물은 56년 그녀가 뉴욕을 처음 방문했을 때 상면한 재즈의 여왕「빌리·헐러디」.
이어 『욕망이란 이름의전차』로 유명한 희곡작가「테네시·윌리엄즈」, 칸영화제에서 알게된 영화배우「오슨·웰즈」, 암스테르담에서 처음 만난 발레댄서「루돌프·누레예프」,타계직전의「사르트르」와의 잦은 만남등에 관한 기억들을 천부적으로 타고난 애정어린 시선으로 재생하고 있다.
저자는 또 칸시의 팜비치 카지노에서 맞은 첫 도박경험과 그후의 도박행각·경마·스포츠카에 얽힌 사생활도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은 또 저자의 말마따나「가장 아름다운 추억」가운데서도 가장 소중한 그녀의 문학적 경험도 보여준다. 희곡을 쓰게됐던 동기(그녀는 소설말고도『스웨덴의 성』등 6편의 희곡을 썼다),「앙드레·지드」「알베르·카뮈」「아르튀르·랭보」「마르셀·프루스트」로 이어지는 자신의 독서여행과 문학을 솔직한 음성으로 들려주고 있다.
「사강」은 생전의「사르트르」와 자주 만났으나 문학적으론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그녀는「프루스트」에게 심취해「사강」이란 그녀의 성도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사강」공작부인에서 따왔다.
『가장 아름다운…』은 흔히 말하는 회고록은 아니다. 저자의 추억과 애정의 파편들을 모아놓은 것일뿐이다.
회고록이 아니란 이야기는「사강」이 아직도 신선하고 날카로운 처녀의 시선을 간직하고있다는 말이 된다.
이 책이 독자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매우 희귀한 책이란 평을 듣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강」은 자신의 26번째 저서인 이책을 어머니에게 헌정했다. <갈리마르출판사간·2백15면·72프랑>【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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