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겸(주 쌍용양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개인의 틀릴지도 모를 판단이 회사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면 역시 기업은 조직이움직여 나가야합니다.』
「기업은 곧 조직이다」. 그러나 역사가 짧은 기업, 창업자형 기업이 많은 우리실정에서는 조직경영이란 아직도 익숙한것은 아니다. 김채겸사장(50) 은 그 익숙치않은 조직경영을 경영모토로 삼고있다. 기업이 거대화하면 사장 혼자만의 1인경영은 무리다.
결국 조직의 시대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고 따라서「개인이 아닌 조직에 의해 모든 일이 물흐르듯 계획되고 실행돼야한다」.
대학강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경제기획원·상공부관리를 거쳐 실업계로 세번째 진로를 바꿨다. 경력에서 보듯이 이론과 실무를 고루 갖춘 경영인으로서 매사에 합리적이다.
관직에서 재계로 넘어올때 그는 이른바「세종로 프리미엄」을 타지않은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상공부과장을 끝으로 쌍용에 차장으로 입사, 이 때문에 주위에서 경력에 비해 너무 낮은 대우를 받은것이 아니냐는 말도있었다. 부흥부시절 그를 발탁했던 신현확씨가 쌍용양회사장으로 있을때 그를 끌어들였고 또 상식아래의 자리를 제시했으나 말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74년 그룹의 모든 업무를 컴퓨터화하는등 전산화작업읕 지휘했고 시멘트판매카르텔을 조직하는등 특출한 능력을 발휘, 입사12년만에 그룹의 모기업인 양회의 사장에 올랐다.
일에 관한한 부하들에게 질책을 삼가지않아 때론 냉철하다는 소리도 듣는다. 시작이 있으면 끌이 있어야 한다는 주의다.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만큼 공무에는 철저해 막연하거나 책임감없는 업무태도를 가장 경계한다.
그러나 공장시찰때는 말단직 반장과 어울려 소주파티를 열고 공식석상에서는 할 수 없었던 비공식 이야기를 털어 녾는다. 밑 사람들에게도 가급적 부하들과 어울려 인간적 호횹을 할 것을 종용한다.
인화란 어차피 조직사회를 움직이는 톰니바퀴의 윤활유 같은것.「더불어 사는 생활이 즐거워야만 회사에도 도움이 되겠기 때문」이다.
상오8시면 출근, 업무시작에 앞서 사장실에 설치된 컹퓨터단말기로 주요사항을 체크하고하루계획을 점검한다. 바둑 2급. 손쉬운 곳에 책을 두고 시간날때마다 펼치는 학구파다.
안보면 궁굼할 정도로 책을 신문과 같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약력>
▲1934 울주출생 ▲1958 서울대상대졸1961 부산대강사 ▲l967 경제과학심의회의이사관 ▲1969 쌍용양회영업부장 ▲ 1981 쌍용양회사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