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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치아질환 최상묵<서울대 치대교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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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은 아이들이 입속에 이상한 모양의 철사나 쇠붙이로된 소위 교정장치라는 것을 끼고 있는 것을 흔히 볼수 있다.
옛날보다 안경을 낀 아이들이 현저히 늘어난것처럼 치아가 삐뚤게 나오거나 뻐드렁니 가 된 아이들의 숫자가 많아졌음은 틈림없는 사실이다.
그 원인은 많겠지만 주로 옛날에 비해 어린이들의 식생활 바탕이 달라졌다는데 그 이유가 있는것 같다.
옛날보다 단음식(과자·사탕·청량음료등)을 많이 먹고 모유보다는 인공분유를 먹고 자라는 경향때문에 층치에 의한 치아의 조기 발치현상이 생긴다.
따라서 젖니와 영구치의 교환시기를 적절하게 맞추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부정교합(이가 잘못나서 아래윗니가 맞물리는데 지장을 받는것)이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젖니는 갈아치울 치아이니 아무때나 뽑아도 상관없으려니 하기 쉽지만 사실은 젖니를 갗고있는 시기가 더 중요하며 그 젖니의 건강이 앞으로 평생을 사용할 영구치의 건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젖니는 젖니대로 자기가 버티고 있어야할 시기동안은 꼭 남아있어야 턱뼈의 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영구치가 차례차례로 교환되고 가지런한 치아배열을 이루게 된다.
젖니가 삐뚤게 나오는 경우가 별로 없는걸 보면 영구치의 잘못나오는 현상은 결국 그 교환의 시기가 갈못됐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젖니관리를 소홀히 하고 난후에 영구치가 삐뜰게 난것을 걱정하면서 많은 시간과 경비를 들여 고생하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다.
또 치아를 교정하는 것을 마치 집안의 가구를 이리저리 옮기는 것처럼 쉽게 생각하고 있는 부모들을 볼수있다.
치아를 교정하는 치료는 치아의 모양만을 예쁘게 만드는 미용술과는 전혀 다르다.
치아의 교정은 미용적인 측면 보다는 기능적인 문제를 더 중요시 해야한다.
다시 말해서 기능적인 큰장애가 없다면 미용적인 측면만을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치아교정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한 예를들면 치아는 나올때 원래 자기크기를 다 가지고 나오기 때문에 대문니라고부르는 8세때쯤 나오는 앞니는 유독 크게 보이며 약간 사이가 벌어져서 나오는게 보통이다.
서양에서는 『미운 오리새끼』 라고 부를 정도로 그때가 아이들이 가장 밉살스럽게 보이고 치아의 모양도 크게 보여 얼핏 기형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걱정하고 못생긴 치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러나 크게 보이는것온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고 사이가 벌어진 것도 옆에 치아가 나면서 자연스럽게 채워지게 된다.
어쨌든 치아를 움직여서 교정을 한다는 사실은 자연치를 그대로 두는것만 못하므로 기능에 큰 문제가 없는 약간(?)못난 치아는 참아두는게 현명하다.
예쁜 치아지만 기능이 약한것 보다는 약간 못생겨도 기능이 충실해야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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