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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지수 2만 돌파 … 아베의 화살 일단 ‘순항’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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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호 18면

AP=뉴시스

저금리와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에 증시가 호황인 건 이웃 일본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본은 아베노믹스라는 강력한 처방전 효과로 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증시 중 하나가 됐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15년 만에 2만 선을 돌파했다(사진).

저금리·유동성에 실적까지 뒷받침

일본 증시가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실적이 뒷받침된다는 점이다. 일본은 3월 무역수지로 2293억 엔의 흑자를 기록했다. 2년 9개월 만에 남는 장사를 했다.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첫 흑자다. 엔저 효과로 기업의 수출이 살아난데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3월 수출은 8.5% 증가한 6조9274억 엔으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업들이 엔저에 수출단가를 내리면서 수출 물량도 함께 늘었다.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면 당장은 무역수지가 악화하지만 일정기간 뒤 수지가 개선되는 ‘J커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수지 흑자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아베노믹스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0월 추가 양적 완화에 들어가 연간 80조엔(약 720조원)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돈을 대거 풀면서 엔화가치는 달러당 120엔 근처까지 내려갔다. 2012년 12월 아베 내각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40% 가량 하락하면서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마사노부 카이즈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크게 향상된 가운데 특히 수출 기업들의 체질 개선이 증시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엔저가 수출기업 순익과 주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양적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구조개혁이라는 아베의 ‘세 개 화살’이 경기회복이라는 ‘과녁’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의 랠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연내 추가 부양책 시행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알렉스 트레비 피델리티 자산운용 일본 주식 부문 대표는 “향후 아베노믹스 추가 부양책에 따라 일본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호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부문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일본 증시는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일각에선 과열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류타로 코노 BNP 파리바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부양책으로 인한 증시 랠리는 긍정적이나 주식시장의 과열이 자산시장의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의 장기적 과제로 인구 감소와 생산성 하락으로 낮아지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한다고 지적한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금융·재정정책으로 단기 부양의 효과를 누릴 수는 있으나 아베노믹스가 근본적인 치유책이 되려면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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