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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전체 3백50여 가구가 한집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호남의 명산 월출산의 정기가 서린 마을- 전남 영암군 영암읍 장암리, 남평문씨 일문이 「별강에 붉게 타는 노용(별강낙조)」「월출산의 자욱한 안개(월산대영)」「토끼동산 허리의 보름달(토등망월)」등 아름다운 산수(장암팔경)속에 4백 여년 가풍을 이어온 유서깊은 동네다. 마을전체 3백50여가구 중 3백가구가 남평문씨다. 아마도 전국에서 손꼽힐 규모 큰 동성부락이다.
이곳에 남평문씨의 뿌리를 내린 인물은 조선단종조에 직장벼슬을 지냈던 문우화 1454년 수양대군이 어린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르자 그는 세조의 패륜에 분개, 벼슬자리를 훌훌 떨쳐버리고 고향인 경기도 파주에서 월출산 기슭암으로 이주했다.
장암리의 입향조는 그의 후손인 애송당 문익현일. 금장생문하에서 수엄한 호남의 명유였던 문익현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때 영암지방에서 의병을 모아 그 선봉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전란이 끝난 후 조정에서는 그를 이두정낭에 제수했으나 끝내 이를 사양하고 후진양성에 여생을 바쳤다.
백련 문익주(태인현감)는 이마을이 낳은 전설적인 효자. 그는 부친상을 당했을 때 묘결에 움막을 짓고 3년 동안 묘를 지켰는데 하늘이 감복했는지 어느날 그의 집 뜰 연못에 핀 홍련이 백련으로 변했다 한다. 지금도 이마을 문씨들은 그가 살았던 옛집을 백련당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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