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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신비"벗고 모습드러낸 「이어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긴긴 세윌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가 섬으로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지금부터 10년전, 1974년에 나는 제주도사람들의 한 전설의 섬을 소재로한 소설 『이어도』 의 서두를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 전설의 섬 이어도가 수중의 섬파랑도로 실재의 모습을 우리앞에 드러냈다.
돌이켜보면 그간 이 섬은 우리에게 세가지방법으로 존재해 온듯 보인다. 첫째는 제주도사람들의 내세의 복락과 구원이 약속된 전설과 구부속의 피안의 이상향으로.두번째는 당연히 그 내세의 구원과 복락 이전에 현세적 삶의 죽음을 부르는 무서운 절망과 공포의 황지로.그리고 세번째는 이어도의 역실적 구원의 전설을 낳게 하고 50년대와 금번에 그 수색작업을 벌이게 했던 전설이 아닌 <실재가능의 섬>파탕도의 이름으로. 그리하여 이 모든섬들의 이름과 의미는 다시 그 섬에 대한 죽음과 구원의 꿈이 함께 뒤얽혀 제주도 사람들의 핏속에 비안의 삶으로 현세화되어져서,그 삶의 모습과 의미를 은밀히 결정하고 해명해 온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중앙일보를 앞세운 우리의 지혜와 힘과 모험으로 우리 눈으로 직접 하나의 섬을 보게됐다.그 기나긴 세월의 베일속에 숨겨져 기다려온 크고 신비스런 섬의 얼굴울 보게됐다. 그리고 이섬이 과연 우리의 삶에 어떤 기여롤 해올 것인가를 묻는다. 우리의 영해, 우리의 자원, 우리의 뱃길….
그러나 아마 이 섬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와 어떤 기여를 보태 오더라도, 그것으로하여 우리가 그 섬의 전설속에 누려 온 오래고 유치한 영혼의 영토는 한치도 더하거나 덜할수가 없을 것이다.
하여 오늘 여기서 우선 덧볼이고 싶기는 그 이어도의 실재(파랑도)가 그 섬의 현세화인 제주도 사람들의 삶속의 노래-
이어도하라 (여)! 이어도하라 (여)! 이어이어 이어도하라 (여)!
이어하멘(면) 나 눈물 난다.
이어 소리는 말낭끈(말고서)가라….
그 간절하고 한스런 노랫가락 속와 눈물남이 우리들 모두에게 전보다도 더한 삶의 위로와 빛이 되기를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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