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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치아, 일반이보다 훨씬 "건강"연대 윤중호교수, WHO연구비 받아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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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해녀의 구강위생에 관한 국내학자의 연구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깊은 관심을 표명, 이의 추가 연구지원을 위한 연구비 1만달러를 보내왔다. 한국치과의사로는 처음으로 이같은 WHO 연구비를 받은 사람은 연세대치대 윤중호교수<치대학장·구강외과학>.
유교수에 의하면 지난4월 WHO서태평양지역 사무국으로부터 자신의 82년부터 연구에 착수, 지난해 4월 WHO지역회의에 발표한『한국해녀의 구강위생(치아주위조직질환)에 대한 연구』의 추가연구의뢰와 함께 연구비를 보내왔다는 것.
이에따라 윤교수는 오는 6월부터1년간 제주도 서귀포지역의 해녀 약2백명과 비슷한 수의 일반주민을 대상으로 치아질환율 비교조사 할 예정인데 WHO서태평양지구 구강보건연구센터(뉴질랜드웰링턴)의「T·커트리스」박사도 보조연구원으로 공동참여하게 된다.
윤교수는 『이제까지는 충치의 근절을 위한 예방에 중점이 두어져왔으나 최근에는 치주질환의 예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이번 연구비도 「2000년대의 건강」을 지향하는 WHO의 목표와 부합된다는 점에서 선정, 지원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윤교수의 연구내용은 한국해녀 1백15명을 대상으로▲치주질환 이환율▲1인평균치주질환 치아수▲치주질환치료요구도등을 조사한 것으로 윤교수는 해녀의 치아상태가 일반인보다 월등히 양호하다는데 착안해 이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윤교수는 WHO의 권장기준에 따라 치은의 출혈유무·치석·치주맹낭 깊이등을 조사했는데 치주맹낭의 깊이가 3·5mm이상 되는 중등도및 중증치주질환 유병률은 16·5%로서 82년 대한치과의사 협회가 조사한 한국인의 유병률 33·3%에 비해 크게 낮았을 뿐 아니라 일본의 17·7%(75년조사)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해녀의 치아상태가 다른 어느 집단보다도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치주맹낭의 형성도 대개 20대 이후부터 증가되기 시작해 35세 이후에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해녀에서는 4O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만 관찰되었다는 것.
이같이 해녀의 치주질환 이환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윤교수는 추가연구를 통해 확실한 것이 밝혀지겠지만 해수에 의한 기계적인 세척과 치아에 유익한 해수의 성분탓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즉 잠수중에 입안 가득히 해수를 머금고 있다가 수면위로 올라온 후 해수를 뿜어내게 되는데 이것이 치아와 치주조직에 세척·연마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과 해수중에 녹아있는 성분 중 구강건강에 유익한 불소(0·8PPM)와 소금성분인 염소·나트륨이 치아를 보호하는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가 더 진행되어 해녀들의 치아건강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면 일반인에게도 같은 원리를 적용하는 방법이 찾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윤교수는 내다봤다.<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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