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나주군 봉황면 철천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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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전남나주군 봉황면철천리 속칭 철야마을-. 덕용산기슭 아늑한 분지에 1백여호 진주정씨가 처마를 맞댔다.
면소재지에서 비포장도로로 12km 남짓거리, 4백년 연륜을 자랑하는 울창한 느티나무 숲속에 철야마을은 묻혀있다.
마을 입구에 지붕을 드리운 만호정은 이마을 유림들이 산수를 읊으며 노닐었던 유서깊은 사교장이다.
일제하 철야마을은 나주지방 레지스탕스의 본거지였다. 마을출신 박훈희·박훈홍형제등 9명이 항일단체「유신계」를 조직, 창씨개명반대, 일본인학교입학거부, 의병활동 등으로 끈질긴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마을뒤 덕용산은 피비린내나는 의병전적지. 나주군일대의 의병들은 산세가 험한 덕용산에숨어 일본군과 대치하며 전투를 계속했고 밤이면 마을 아낙네들이 치마폭에 찐감자등 먹을것을 감춰 산으로 날랐다고 전한다.
최근들어 철야는 술없는 마을로 유명하다.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면서 마을청년들이 주동이 되어「정풍회」를 조직,「알콜종자」를 완전히 없애버렸다는 자랑이다.
주소득사업은 농사·최근에는 한우사육으로 생활형편이 다소 풀렸다지만 가구당 연평균소득은 3백만원선에 머무르고있는 실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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