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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vs AC밀란, '창-방패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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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축구 도시' 맨체스터가 달아올랐다.

유럽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2002~200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29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을 앞두고 맨체스터는 흥분과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

이번 결승전은 1955년 대회 창설 이래 48년 만에 처음으로 이탈리아 클럽끼리 맞붙는다. 남의 잔치에 들러리를 서는 것 같아 맥이 빠질 만도 하지만 역시 맨체스터는 축구도시다웠다. 맨체스터 시는 이 경기를 '유럽 축제(Festival Europa)'로 규정하고 시내 중심가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전세계에서 오는 축구팬들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결승전을 치를 유벤투스와 AC 밀란 선수들은 필승의 각오로 도버 해협을 건너 27일 결전의 도시에 입성했다. 물론 극성스런 양 팀 응원단도 빠질 수 없다. 경기 이틀 전부터 맨체스터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온 수천명의 보도진은 경기가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를 중심으로 열띤 취재경쟁을 펼치고 있다. 관람석 6만2천석 중 5천4백석은 취재진에 배정됐다. 3만7천석은 양팀 응원단에 돌아갔다.

양팀은 28일 오전 각각 기자회견을 연 뒤 오후에는 밀란에 이어 유벤투스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경기장 적응훈련을 했다.

'유벤투스의 창과 밀란의 방패 대결'로 전망되는 이번 경기는 '거함'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침몰시키고 올라온 유벤투스가 약간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8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져 탈락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유벤투스가 승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벤투스는 '지단보다 낫다'는 평가를 듣던 파벨 네드베드(체코)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지만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와 다비드 트레제게(프랑스)의 투톱이 가공할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싸움닭' 에드가 다비즈(네덜란드)가 이끄는 미드필드진도 탄탄하다.

인터 밀란과의 '밀라노 더비'에서 살아남은 AC 밀란은 파울로 말디니-알레산드로 네스타가 버티는 수비진의 두터움이 돋보인다. 최전방 공격수 안드리 셰브첸코(우크라이나)와 필리포 인차기의 역습능력도 뛰어나다. 안셀로티 감독이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유벤투스를 이끌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두 팀의 통산 맞대결 전적은 48승48무42패로 유벤투스가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으며, 2002~2003 시즌에는 1승1패(두 경기 모두 2-1)로 팽팽하다.

이번 경기는 지난 21일 UEFA컵 결승전에 이어 '연장 실버골'이 적용된다. 연장전에서 골이 나도 15분간은 경기를 계속하는 방식이다.

맨체스터=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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