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광주-이천 도요지에 외국 관광객 몰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광주-이천 도요지에 관광객이 몰려든다. 현장 전시·판매성적도 좋고 80%이상이 일본에 수출, 고려청자· 이조백자의 맥을 잇는 전통도자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도요지의 80%이상이 몰려있는 이색지대, 도요대단지 광주-이천도자기 마을의 현황을 알아봤다.
남한산성입구에서 광주 쪽으로 좀더 내려가면 왼쪽에 민속도자기 「번천요」(안동오)라고 쓴 큰 표지판이 맨먼저 손을 맞는다.
「번천요」(중부면) 를 지나 광주길을 버려 두고 팔당쪽으로 접어들면 남종면의「분원요」(최근식)가 보인다. 여기가 조선시대 관요가 있던곳.
관요자리에는 분원국민학교가 들어서고 저만큼에·경희대가마가 있다.
다시 광주읍에서 산업도로를 따라 이천으로 가자면 큰내가 가로질러 경관을 이루고 있는 초월면이 나선다.
큰 내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면 75년에 이후락씨가 세운「도평요」가 위용을 떨치고 있다.
이씨가 명지관까지 동원, 자리를 잡았다는「도평요」는 별장 같은 느낌을 주는 아담한 곳-.
이씨는 지금 이곳에 칩거하면서 도예작품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9년전 이씨가「도평요」를 짓고 1급 도공을 스카웃하자 광주-이천 도요단지는 한바탕 바람이 일었지만 이젠 잠잠해졌다.
그때「번천요」에서 스카웃 되어「도평요」에 와서 일하던 최인석씨 (70) 는 독립해 나가 광주군중부면에 따로「번석요」를 차렸다.
다시 방향을 이천으로 돌리면 이천읍을 눈앞에 놓고 신둔면이 나선다.
산업도로 양쪽으로「광주요」 (조소수)「지순탁요」(지순탁) 「해강청자」(유근형)「수광도요 (이정하)「청운도요」(이준희) 등의 표지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여기가 이천군신둔면. 1개면에 23개의 도요지가 밀집해 있는 이른바 「한국도요촌」이다.
한집 걸러 한곳에 도자기 굽는 가마가 있다고 해도과언이 아니다. 신둔면중에서도 수광리에만 12개의 도요지가 있다.
이천읍(사음리)에도 10개의 가마가 있고 광주군에도 13개의 가마가 있다. 광주가 13개, 이천이 33개소로 전국적으로 민속도자기를 굽는 50여군데 가마중 80%이상을 차지하고있다.
민속도자기를 굽는 가마가 광주-이천에 몰려있는 까닭은 명확하다.
①거리적으로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있고②토질이 좋으며③물이 좋기 때문이다.
고려·조선시대에는 이곳에 관요·민요가 있었다. 도자기를 구우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도자기의 재료가 되는 흙.
이 흙을 광주-이천에서는 얼마든지 캘 수 있다. 흙은 다른 곳에서 좋은 것을 마용대로 골라올수 있지만 물은 그렇지가 못하다. 광주-이천 물은 도자기를 빚는데는 천혜의 물로 꼽히고 있다.
물에 산화철 같은 유기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도공 뜻대로 색을 낼수 있다는 것.
위치·흙·물, 이 세가지 조건 때문에 광주-이천이 예부터 한국의 도요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구워내는 민속도자기는 80%이상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에 오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이곳을 거쳐간다. 특히 일본관광객은 꼭 이곳에 들러 도자기를 사간다.
이곳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으리으리한 전시장까지 마련해놓고 현장판매도 하고있다.
관광시즌인 5∼6윌, 9∼10월은 하루 1백여명의 관광객이 밀어닥쳐 한달 평균 1천명 이상의 관광기록을 세운다는 것-. 광주-이천 도요지에서 만든 한국민속 도자기가 외국손님 선물로도 많이 쓰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IPU(국제의회연맹)·아스타(아시아-태평양지역관광협회)총회 때도 지순탁·안동오 요등에서 수천, 수백점의 선물용 도자기를 만들어냈다.
86, 88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의 손님, 특히 학계·문화계인사들이 광주-이천 도요지률 찾는 빈도가 더욱 잦아지고 있다. <광주-이천=이규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