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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의 고지 첨단기술에 도전한다<19> 유전공학(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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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난치병치료, 식량혁명, 무공해시대, 석유일변도시대를 벗어난 대체에너지개발등 인류의 난제를 하나의 열쇠로 풀수 있는것이 바로 유전자공학이다.
우리나라의 유전공학도 이제 이론적인 가능성 제시단계를 벗어나 실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는 일부 의약품이 유전공학적으로 생산된데 이어 환경, 에너지, 식품, 농축산분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편 미국·영국·일본등 선진국에서는 유전공학을 모든 분야에 확대, 응용시켜 바이오토피아(Biotopia)란 신세계에로의 가능성을 펼쳐나가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는 이미 사람의 성장호르몬유전자를 추출, 가축에 투여해 정상적인 소보다 2∼10배나 성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세포융합기술을 이용, 토마토와 감자의 잡종인「포마토」재배에 성공했다.
대체에너지개발의 일환으로 볏짚·식물등에서 알콜을 생산하고있으며 미 제너럴 일렉트릭사는 지난 80년 바다의 폐유찌꺼기를 먹어 치우는 박테리아를 개발했다.
유전공학의 선두주자인 미국은 81년 병충해에 강하고 비료 없이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신품종「해바라기콩」을 개발했으며 이를 토대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식물과 동물을 합성, 단백질이 풍부한 새로운 식물개발에 들어갔다.
이처럼 구체적인 모습으로 유전공학에 접근하고 있는 미·일등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에너지·농축산·환경분야에서 아직 실험실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전공학은 선진국이라도 불과 몇년을 앞섰을 뿐으로 기술격차가 작은 편이다.
◇환경=서울대 강현삼교수(미생물학)팀은 동양맥주연구팀과 공동으로 지난 81년 맥주제조공정에서 흘러나온 폐수를 처리할 균주를 개발했다.
그러나 당을 함유한 폐수만이 가능하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동양맥주측은 이 기술을 토대로 인체에 해로운 나프탈린·벤젠등 난분해성 처리균주개발에 뛰어들었다.
이와함께 강교수팀은 수도모나스란 특수미생물을 이용, 중랑천·신림천등 오염 하천에서 나온 중금속등 난분해성 물질의 분해효과를 실험중이며 3∼4년안에 실용화시킬 방침이다.
또한 서울대 강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원 (KAIST) 민태익박사 (미생물학) 팀은 각각 바다를 오염시키는 폐유를 처리하는 균주를 5년내에 실용화시킨다는 방침으로 실험에 착수했다.
무공해농약의 경우 건국대 이형환교수(미생물학)팀이 지난해 이를 개발, 대량생산에 들어갔고 KAIST의 김정일 교수팀이 금년 이의 개발에 착수, 86년까지 실용화할 계획이다.
잔류농약제거 특수미생물개발에는 KAIST연구팀이 5년내에 상품화시킨다는 방침으로 연구중이다.
◇에너지=서울대 강현삼교수팀은 지난해 볏짚·식물등에서 알콜을 만들기 위한 이론정립을 마무리지었다. 이어 연구팀은 셀률로이드 (섬유소) 를 분해하는 셀률레이드란 효소의 유전자를 찾기 위한 실험에 착수, 3∼4년내에 알콜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AIST의 민태익 교수팀은 농수산폐자원인 생체물질 (Biomass)을 알콜로 만들기 위한 섬유소분해효소를 복제하는데 성공했으며 10년 정도면 알콜의 대량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함께 KAIST의 박무영교수팀도 지난 82년부터 자이모모나스란 알콜생산균주를 이용, 가스홀(휘발유에 알콜을 섞은 연료)개발에 들어갔으며 기술보다는 경제성이 문제로 지적 되고 있다.
또 이대 배무교수(미생물학)팀도 셀률레이드를 이용한 알콜생산에 들어가 수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실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고대 이세영교수(농화학)팀은 제일제당·대평양연구소와 함께 동물사료 및 식품첨가제인 라이신과 페닌알라닌개발에 들어가 3∼5년안에 실용화할 방침이다.
제일제당은 단독으로 아미노산균주개발을 성공한데 이어 올림픽특수식품개발에 들어갔고 삼양식품이 우주식인 튜브용식품개발에 착수했다.
한편 한국야쿠르트연구소 황인규박사팀이 세포융합기술을 이용, 85년까지 지금의 유산균 보다 3배나 역가가 높은「슈퍼유산균」을 상품화할 방침이다.
학계에서는 KAIST연구팀이 생체반응기를 통해 볏짚등으로부터 사료및 식품첨가물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농축산=유전자를 산업화에 응용할 최후의 분야는 농축산.
삼양축산과 농업진흥청은 지난해 3월과 5월 각각 세포의 핵바꿔넣기(핵치환)기초기술인 수정란이식을 통해 한우에서 젖소를 분만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어 두산연구소 노환철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한우에다 젖소 쌍태를 이식 수정, 분만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한편 건대 이형환교수팀은 소의 뇌하수체에 있는 성장호르몬을 뽑아내 88년까지 성장시기를 단축하고 우유의 양이 일반 젖소보다 30∼40%많은 「슈퍼소」개발에 들어갔다.
또 농진청 유인수 박사팀이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도열병에 강한 벼가 실험관에서 자라고있으며 보리와 밀의 잡종인 신종보리도 14그루가 생산된 단계에 있다.
농진청은 이밖에도 비료가 필요없는 질소벼 개발을위해 10∼20년의 장기계획을 세우고 실험에 착수했으며 올해 벼에서 엽록체DNA를 뽑아 본격적인 유전자 해석에 들어갔다.
이처럼 활기를 띠고있는 우리나라의 유전공학은 아직도 기술인력 및 시설의 부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업계와 학계등 관련단체의 유기적인 협력부족으로 인한 정보부족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유전공학에만 82년에 30억원, 83년 51억원, 84년 1백억원등 향후5년동안 5백억원을 투자하는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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