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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in&Out레저] 노니 뭐해, 페달 밟아 미술관 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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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글=성시윤 기자 <copipi@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 기자 <shotgun@joongang.co.kr>

잠실 둔치 한강유람선 선착장 앞에 섰다. 취재를 위해 자전거에 장착한 거리계를 '0㎞'으로 맞춘다. 탄천 다리(1.48㎞ 지점)까지는 제법 날카로운 강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이한치한(以寒治寒)! 두꺼운 장갑을 끼고 목도리도 조여 맸으니 까짓 마파람쯤이야. 탄천 다리를 건너 이내 양재천 자전거도로로 접어든다. 양쪽의 제방이 높은 덕에 바람이 잦아든 듯하다. 물가의 버드나무 잎은 겨울답지 않게 푸르고, 개울 한가운데에선 쇠오리가 한가로이 자맥질한다.

자전거는 남서쪽을 바라보며 오전 햇살을 안고 달린다. 양재 시민의 숲을 지나 제방 위쪽으로 비닐하우스가 나타나면 과천시 경계 안으로 들어온 것. 강남.서초구의 양재천이 단정하고 깔끔하다면, 과천 구간의 개울은 소박하고 친근하다.

따끈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날 때쯤 자전거도로 바닥에 '서울 ← 2000m'라는 글자가 나타난다(거리계로는 12.29㎞ 지점). 여기서 왼편 진출로를 타고 양재천을 벗어난다(만약 자전거도로에서 굴다리를 통과하거나 '과천시청'이라 적힌 나무 이정표를 발견했다면 진출로를 지나쳐 온 것이다).

진출로를 올라와 20m 앞 Y자형 갈림길에서 왼쪽의 농로(곱돌머리길)를 잡아 비닐하우스촌 사이를 달린다. 곱돌머리길은 왕복 8차로 자동차도로인 경마공원길과 만난다. 예서 차도로 나가지 말고 경마공원길과 경마장 사이의 이면도로를 따라 차도와 평행으로 달린다. 잠시 뒤 서울대공원 주차장. 이제 대공원 광장길의 넓은 인도를 따라 과천저수지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 된다. 동물원 정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랜드 정문을 잇따라 지난다. 잠실 둔치에서 동물원 정문까지 16㎞ 거리. 느긋이 페달을 밟아 1시간30분이 걸렸다.

◆ 유람선도 서울랜드도 "자전거족 환영"

만약 집에 자전거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 잠실 둔치의 자전거 대여점(011-276-7675)에 이용 사흘 전에 예약하면 겨울철(12월~이듬해 2월)에도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요금도 다른 계절보다 싸다. 21단 기어가 설치된 1인용 자전거를 하루 종일(오전 10시~오후 5시) 빌리는 데 1만원이다. 2인용 자전거는 2만원.

한강유람선(hanriverland.co.kr)에 자전거를 싣고 올 수도 있다. 유람선 내 자전거 보관 공간에 여유가 있을 때에 한해서다. 자전거를 싣고 타면 승선료를 10% 깎아 준다. 02-3271-6900.

서울랜드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에게는 자유이용권을 연중 20% 할인해 준다. 10일에는 눈썰매장도 연다. 현재 서울랜드는 '매직 크리스마스 축제' 중이다. 마술쇼.가족 뮤지컬 등을 매일 공연한다. 02-504-0011.

◆ 따뜻한 동물원, 친절한 미술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동물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대공원(www.grandpark.seoul.go.kr). 올해부터 겨울철 볼거리가 푸짐해졌다. 10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동물나라 3색 겨울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관람객이 원숭이.왕뱀.아기 사자 등을 만져보고 사진도 찍고 먹이도 주는 행사다. 올해는 겨울철이라도 야외 방사장에서 동물을 곧잘 볼 수 있다. 동물원 측에서 방사장 바닥 밑에 전기 코일을 깔아 온돌을 설치했다. 동물원 내 온실식물원에서는 25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2, 4시에 음악회도 연다. 02-500-7114.

'동물원 옆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www.moca.go.kr). '알 듯 모를 듯한 그림을 말없이 바라보다 머쓱하게 나오는 곳'이 아니다. 올 1월 이후 미술관 내에서 매일 한 시간 간격으로 작품설명회를 열고 있다. 미술을 전공한 도슨트(미술 해설자)들이 하루 일곱 차례씩 관람객과 함께 미술관을 돌며 작품을 설명해 준다. 한 시간가량씩 진행된다니 문외한이라도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뿐 아니다. 매주 화~금요일 오후 3시에는 미술관 내 영상실에서 미술 관련 영상 자료도 상영한다.

매월 한 차례씩 영화감상회와 클래식 연주회를 열고 있다. 이달은 17일 오후 3시에 열린다. 매주 월요일 휴관.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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