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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가도(1)민정공천경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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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2대총선거를 향한 움직임이 봄바람을 타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야당가에서는 해금자들의 영입문제가 막바지 매듭단계에 와 있고 여권의 공천경쟁도 카운트다운 직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중앙정치무대의 분위기는 지역으로 서서히 번져 현역의원은 물론 많은 정치지망생들의 지역출입이 빈번하다.
특히 여당의 경우 현행제도와 여건으로 봐 「공천=당선」 이란 등식이 상시화돼 있어 공천을 따려는 현역의원의 방어와 도전자의 공략이 지역에 따라선 이미 뜨거운 상태다.
그러나 여당의 공천은 공천권자의 절정이 절대적일 수 밖에 없는 속성 때문에 대부분의 현역의원들은 최종순간까지 불안을 느끼치 않을 수 없다.
사전보장도 없고 그렇다고 드러내 놓고 눈치 없이 경쟁을 할 수도 없는 여당적 제약 때문에 현역의원의 불안은 가중된다.
이 때문에 많은 의원들이 지역활동에 마지막 사력을 다하고 있고 그래서 조기 선거분위기과열이 여당탓이란 지적도 받고 있다.
민정당의 경우 현역의원중 몇%정도가 공천에서 탈락될 것이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집권당이었던 구공화당의 지역구 탈락률 (7대 31·8%, 8대 46·1%, 9대 41·9%, 10대 36·4%) 에 비추어 민정당도 40%내외는 되리라 봐야 한다.
12대국회는 전두환대통령의 임기가 12대임기중에 끝난다는 점에서 그 구성이 정권승계 방향등 장기적 정치계획과도 유관한 것이어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12대국회에는 당 총재의 인재관과 구상이 크게 반영되리라 보는 시각도 있으며 따라서 제5공화국의 주도세력이 어떤 비중을 갖고 투영될지 주목된다.
사실 제5공화국 출범당시 권력구조상 국회의 중요도가 다소 낮게 평가되었다는 분석도 있었고 이를 12대국회가 어떻게 보완할지도 관심사다.
11대공천은 정권출범기라 시간에 쫓겨 인재선정에 제약이 있었다는 반성이 민정당내부에서도 일고 있는 만큼 12대공천은 이런 약점을 보완하는 쪽에서, 이루어지리라 보고 있다.
이런 흐름속에 자천타천의 인사가 여당 공천을 얻기 위해 알게 모르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정당공천경쟁에 가장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사람은 당의 전국구의원들.
현개 지역구진출을 뚜렷이 희망하고 있는 사람만도 전국구 62명중 3분의1인 20여명.
특히 민정당이 취약지구로 꼽는 서을·부산등 대도시를 노리는 의원들이 많다.
서울의 경우 배성동(도봉) 박태준(서대문) 허청일(동작)의원등이 구체적으로 거명되고 있으며 박동진·김종인의원등도 내심 관심이 있는 것으로 꼽히고 있다.
부산은 이상희의원이 부산대 최고경영자코스에 정기출강하는등 부산지역에 이름을 알리는데 열심이며, 박현태의원은 재경동래고동창회장 자격으로 자주내려가 동창회사무실에서 사라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서울·부산등 대도시는 연고권 못지 않게 지명도가 득표의 주요요인이라는 점에서 막바지 단계에 신참유력인사들이 포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공천도전자들의 열의도 비교적 덜 노골적이다.
지역구와 전국구의원간에 치열하게 경쟁이 붙는 지역만도 10여곳이다.
△춘천 (홍종욱·이민섭) △진천-괴산 (안갑준·김종호) △대전중구 (이재환·강창희) △청양-홍성 (최창규·윤석순) △이리-익산 (문병량·조남희) △남원-임실 (양창식·최낙철·전병우) △포항 (이진우·박경석) △청송-영덕 (김중권·안교덕) △진주-삼천포(안병규·하순봉) 등이 열전지구.
이들중 진주가 드러내 놓고 경쟁을 하고 있는 대표적 케이스로 현지의 마찰소음이 중앙당까지 들려와 당간부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포항의 이진우의원 같은 이는『우리 지역구는 공중목욕탕』이라며 전국구의원의 도전이 있음을 공공연히 시인하고 다닌다.
반변 지역구에는 일체 얼굴을 비치지 않고 서울로 사람을 불러 올려 착착 기반을 닦고 있는 사람도 있으며, 일부는 지역기반보다는 중앙정치에 우선을 두고 선공천확보·후선거기반조성 전략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직접 의사표시는 않고 있으나 지역구사정·개인적 영향력 때문에 강력한 공천경쟁자로 부각되는 사람들도 있다.
△부산 정상천 (전서울시장) 허삼수(전 청와대 사정수석) △인천중구 이승윤(전 재무장관) △부천-김포 김유탁(전 공화의원) △충주-제천 이춘구(내무차관) 박노영 (예비역 대장) △포항 허화평 (전 정무1수석비서관) △김천 박정수의원(의동) 김상구(주호주대사) 김민하 (중앙대) △마산 우병규 (국회사무총장) 박재규(경남대부총장) 하영기 (전한은총재) △충무-고성 정순덕 (정무1수석비서관) △의령-합천 전경환 (새마을본부사무총장) 유흥수 (정무2수석비서관) △광주 손수익(교통장관) 김종호(전건설장관) △여수 김선규(목포시장) △나주-광산 나창주 (전통일원교수) 한익수 (육사11기) △군산 고건 (전농수산장관) △부안-김제 조철권 (원호처장)씨 등이다.
이들중 일부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병규 국회사무총장은 연초 마산에 내려와 처남의 사무실을 중심으로 활동을 해 왔으나 민정당 공조직과의 마찰이 있어 최근에는 활동을 중지하고 있는 상태다.
정순덕씨는 이미 지역에서 다음 출마자로 알려져 있고 지역주민들이 제3자를 통해 가끔 연락을 취하고 있다.
도전을 받고 있는 현역의원중 경기도 L모의원은 고령등의 이유로 경질이 확실하다는 소문 때문에 지역당원들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으며 경남의 L, C의원은 아예 유종지미를 각오하고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원들은 공천여부와는 관계 없이 열심히 지역활동을 하고 있다. 민정당의 모든 의원들이 연평균 1백일이상 지역구에 머무르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비록 공천에는 탈락되더라도 전국구나 기타 사후보장을 확실히 해두기 위해서도 현재 맡겨진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문창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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