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기업 제주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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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제주 이전 작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 수도권 기업들의 제주 이전을 타진하는 투자상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초 서울에서 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설명회를 가진 결과 익명을 요구한 7개 기업.병원이 제주 이전 및 투자 의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왔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서귀포지역에 5000여평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서울의 C병원은 제조업종 투자를 구상하다 최근 제주에서 관광개발사업을 벌이겠다며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요구하는 등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IT(정보기술) 아웃소싱 업체인 서울의 H사는 계열사 중 20인 이하의 기업 한 곳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물류유통센터를 지어 이 분야 진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생명공학 업체인 O사도 수도권 소재 기업을 이전키로 하고 최근 제주도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15만평 가량의 부지확보 가능성을 물으며 군유지 등 공유지를 지원할 수 있는 지를 도와 상담하고 있다.

서울에서 F사를 운영하는 김모 대표는 남제주군 성산포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에 관심을 표명, 제주도와 기본계획 등에 대해 상담 중이다.

또 서울의 G교역상사도 감귤농축액 공장 설립를 추진, 제주도에 투자 의사를 밝혔다. 이 회사 대표 조모씨는 미화 5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투자진흥지구 지정 요건의 완화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제주시 아라동에 조성 중인 첨단과학기술단지 입주를 희망했다.

감귤가공공장 기계 제작업체인 서울의 E사는 감귤껍질을 이용한 차(茶)제조업 투자를 희망했다. 서울의 금융업체인 R사도 제주 이전 작업을 위해 제주도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해 7월 제주이전 작업을 본격화 한 데 이어 반도체 전문기업인 ㈜이엠엘에스아이(EMLSI)는 수도권 기업 중 처음으로 지난해 말 제주로 본사를 옮겼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에 따라 IT.BT산업과 의료산업이 핵심 육성산업으로 지정돼 지원이 강화될 것이란 판단에 따라 관련기업들의 이전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세액 감면 등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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