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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교실 같은 대학강의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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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우송정보대 공무원양성과 학생들이 도서실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8시 대전시 동구 자양동 우송정보대(2년제) 공무원양성과 강의실. 이 학과 학생 60여명이 '행정법''세법' 등 교재를 펴 놓고 자율학습을 하고 있었다. 학과 담당 김병훈(46.행정법 전공)교수는 출석을 점검 중이었다.

올해 처음 신입생을 모집한 이 학과는 일반 대학 학과들과 달리 운영을 '스파르타식'으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 3 교실이나 대입학원과 거의 다를 바 없다.

학생들은 오전 8시까지 등교, 한 시간 자율학습을 한 뒤 9시부터 수업을 듣는다. 자율 학습에 빠지면 특별한 불이익을 받지는 않지만, 교수가 출석 체크는 빠짐없이 한다.

김 교수는 "전체 학생의 90%이상이 자율학습에 참가한다"며 "참가하지 않은 학생은 따로 불러 상담하고 독려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오후 5시에 정규수업이 끝나면 저녁 식사를 한 뒤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다시 보충수업을 받는다.

수업은 영어.행정법.국사 등 공무원 시험 필수과목을 중심으로 1주일에 3일 정도 진행된다. 강의는 교수가 직접 담당하며, 수업료는 받지 않는다.

영어 등 공무원 시험 필수과목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별도로 매주 한 차례 시험도 치른다. 학생들은 과목마다 과제물도 매주 2~3차례 제출해야 한다.

학생들의 스케줄은 토요일도 평일과 마찬가지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등교, 똑같은 계획표대로 움직인다.

이 학과는 한 학년이 '3학기제'여서 방학은 연간 1주일에 불과하다. 다른 전문대학과 졸업 이수학점(85학점)은 비슷하지만, 학생들에게 공부를 더 많이 시키기 위해 학교측이 도입한 것이다. 교수진 4명은 모두 영어학.회계학.문학 등 공무원 시험 관련 과목을 전공했다.

공무원 시험 대비 학생을 주로 뽑는 이 학과가 이처럼 꽉 짜인 운영 방식을 도입한 것은 짧은 시간에 최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학생 이보람(19)양은 "일반 대학 학생들과 달리 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 학원 공부를 따로 할 필요가 없어 마음에 든다"며 "졸업하기 전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게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이 학과는 올해 수시와 정시 등을 합쳐 총 100명을 모집한다. 학생들은 7.9급 일반 행정직을 비롯해 교육행정직, 검찰직(사무.교정.마약수사), 7.9급 세무직 등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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