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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에 5만원권 담아 들고 성완종, 이완구 사무소 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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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당시 성 전 회장이 봉투에 5만원권을 담아 이 총리를 찾아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번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에 가서 이 양반(이 총리)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최측근 A씨는 14일 본지와 통화에서 “2013년 4월 4일 오후 2시쯤 충남도청 개청식에 참석한 뒤 재·보궐선거(4월 11일)를 앞두고 있던 당시 이완구 후보의 선거사무소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이 후보 사무실에 처음에는 성 전 회장과 전 충남도의원, 군의원 등 몇 분이 함께 들어갔지만 이 후보가 중간에 다른 분들을 물리고 성 전 회장과 단둘이 독대했다”고 했다. 그는 또 당일 충남도청 개청식에 이어 이 총리의 당시 선거사무소에 들른 일정이 성 전 회장의 비망록 에도 기록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성 전 회장의 또 다른 측근 B씨는 “봉투에 5만원권을 담아 들고 간 것으로 안다”며 “5만원권으로 3000만원을 넣어서인지 봉투가 꽤 두툼했다”고 말했다.

A씨와 B씨는 “당시 동행한 지방 의원들도 있는데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을 만난 사실을 부인하는 게 너무 뻔뻔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성 전 회장과 돈거래는 없다”고 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무슨 조건이 있고 그런 게 아니고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또 “이 총리가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왔을 때 국회의원 신분이던 성 전 회장이 가장 자주 드나든 곳이 이 총리가 있던 국회 의원회관 829호”라며 “성 전 회장 차 뒷좌석에 두 분이 나란히 타고 행사에 같이 갔으며 식사도 자주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두세 차례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며 “이 총리가 이후 딱 한 번 전화해 ‘(검찰 수사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만 하고 끊었다는 성 전 회장의 전언을 수차례 들었다”고 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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