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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양교 아치형 보도 철거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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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시위 중인 장애인연맹 서준호 간사.

대구 동구청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아양교(동구 입석.효목동)에 설치된 아치형 보도의 철거 등을 권고받고도 1년 넘게 이행치 않아 장애인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대구장애인연맹(DPI) 등 장애인 3개 단체는 "동구청이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무시, 아양교의 시설 개선을 하지 않고 있다"며 5일 동구청 출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한 DPI 서준호(29) 간사는 "아양교에 아치형 보도철거 등 장애인 편의대책이 마련돼야 하는데도 동구청이 손을 놓고 있다"면서 "1차적으로 8일까지 시위한 뒤 그래도 개선책이 나오지 않으면 다른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청은 2003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두고 아양교(길이 230m) 동편 편평한 보도 위에 최고 높이 3m, 길이 150m짜리 아치형 보도를 설치했다. 대구 관문인 아양교 일대의 미관을 개선하려는 뜻에서다.

동구청은 당시 14억여원을 들여 아치형 보도 외에 아양교 조형물, 금호강에 분수대를 각각 설치했다.

그러나 2004년 5월 장애인 원성필(31)씨가 "경사가 급해 장애인.노인 등의 통행에 불편을 주면서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고 진정했고, 국가인권위는 같은 해 10월 보도를 철거하거나 이용자의 안정.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동구청은 지난 2월 장애인단체.경찰 등과 협의 끝에 아치형 보도를 철거하지 않는 대신 왕복 7차선인 차로 한쪽에 너비 1.5m, 길이 160m의 별도 전용 보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너비 26m인 아양교와 연결되는 도로 너비가 25m여서 차로 1.5m를 줄여도 차량 통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동구청은 그러나 지난 5월 공사업체를 선정하고도 지금껏 보도 설치를 미루고 있다.

일부 주민이 차로 축소에 반발해 아예 아치형 보도를 철거하라고 주장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구청 건설과 양장윤 보수담당은 "새 보도 설치에 반대하는 단체.주민 등과 협의를 마무리해 내년 초 4500만원을 들여 40일간 일정으로 보도 설치를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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