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폭력 엄단 마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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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6, 88양대 스포츠제전을 앞두고 한국스포츠의 기둥이될 대학농구에서 집단난투극이 일어난 사건은 국내체육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 경기가 결승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성을 잃고 폭력을 휘두른 선수들의 탈선은 그대로 넘어갈수 없는 일이다.
당국은 앞서 경기장 질서확립을 위해 경기중의 폭력사고를 철저히 다스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프로야구에서의 심판구타사고에 엄한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양교의 스카웃 싸움에서 비롯된것이라고 분석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대학농구는 이제까지 연·고대싸움으로 압축되어 왔다. 그러나 중앙대가 3년전부터 이 아성에 도전, 국내 최장신인 한기범(2m 72cm)에 이어 지난해 김유택(1m 97cm)을 스카웃했으며 올 들어 고대와 경합 끝에 초고교급스타 허재(1m 87cm)마저 잡아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 이러한 스카웃 싸움으로 고려대의 감정이 날카로워져 있었다.
게다가 중앙대의 장신 콤플렉스를 느껴온 고려대선수들의 감정이 순간적으로 폭발된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규정에 의하면 몰수게임이 되는 경우 전 전적이 무효가 되는 것인데 대학연맹은 기권으로 간주하여 고려대의 준우승을 인정, 또 하나의 시비를 남겼다.
중앙대 정봉섭감독은 『고려대선수들이 한기범을 짓밟은것은 흥분한 나머지 우발적인 행동으로 본다. 이같은 불상사로 고려대는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길수도 있는 게임을 놓쳤고 우리도 충분히 따라 잡을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경기가 중단돼 참으로 유감스럽다』 고 말했다.
또 고려대 박한감독은 『나의 부덕의 소치로 사고가 일어났다. 경기에 나설 경우 더 큰 사고를 우려해 기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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