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MBC사과로 한숨 돌린 '진실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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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번 논란은 생명공학의 윤리에는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MBC가 제보.폭로.기자회견을 통해 논문 진위에까지 의혹을 확산시킨 자체가 잘못이었다. 황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세계적 연구기관과 언론들이 인정한 첨단 생명과학의 성과다. 여태 국내외 어떤 연구기관도 진위를 문제삼지 않았다. 비전문가인 방송이 심증만 갖고 과학적 연구결과를 함부로 재단하려고 시도한 데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미국 현지 연구원들은 "PD수첩이 취재 과정에서 협박과 회유를 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언급하면서 "줄기세포 논문은 가짜이고, 황 교수를 죽이러 왔다"는 극언까지 했다는 것이다. 취재 목적을 속이고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것도 드러났다. 이는 취재윤리에도 한참 어긋난 일탈행위다.

과학계와 언론계는 이번 사태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잘못된 취재 관행은 근절돼야 하고, 과학계도 자정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이제 과학적 검증은 과학계에 맡겨야 한다. 황 교수도 의혹이 풀린 만큼 본연의 연구 업무에 하루빨리 복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