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역 맡은 이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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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닮은 구석이 없는데 머리 때문에 뽑힌 것 같아요 (웃음)."

MBC가 공화국 시리즈를 재가동한다. 1995년 '제4공화국' 이후 10년 만에 방영하는 '제5공화국'(23일 시작)은 10.26과 12.12사태부터 5공 막바지의 권력 암투까지 그려낼 예정. 핵심 인물인 전두환 전 대통령 역에 이덕화씨가 캐스팅됐다. "MBC 드라마 또한 10년 만이다"는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가발을 벗었다.

-캐스팅 제의받았을 때의 심정은.

"생존 인물이라 부담스럽다. 세월이 훨씬 흘렀다면 최고의 배역일 것 같다. 공화국 시리즈에서 이만큼 눈길을 끄는 캐릭터가 있을까 싶다. 주위에선 말리는 이도 있었다. 솔직히 나도 조금은 고민했다."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나는 70학번이다. 대학 다닐 땐 대자보도 몇 장 붙였다. 그땐 내가 이 역할을 맡으리라곤 꿈에도 상상 못했다. 그런데 나는 배우다. 매력적인 정치 드라마다. 단지 대본.연출에 충실할 뿐이다. 겉모습이나 목소리를 흉내내기보다 캐릭터에 무게를 싣겠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소감은.

"여러 느낌이 들지만 개인적인 소견일 뿐이다. 여기서 밝힐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이분은 정치를 안 하고 군인만 했다면 괜찮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전에 만난 적이 있다던데.

"생일 파티에서 사회를 본 적이 있다. 배역을 맡을 줄 알았다면 그때 자세히 좀 볼 걸 그랬다."

-캐스팅된 후에 비공개로 만나자는 제의가 왔다고 들었다.

"비공개라서 거절했다. 여기서 언급할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연습을 하나.

"그렇진 않다. 예전 정치 드라마는 '모창' 수준이었다. 비슷한 외모에 비슷한 말투면 됐다. 이번에는 다르다. 모창 대신 개성으로 간다. 이순자씨 배역도 김영란씨가 맡는다. 전혀 다른 외모다. 대신 캐릭터의 개성을 십분 살리는 것으로 승부를 건다. 자료는 많이 받았지만 특별히 연습하진 않는다. 다만 실존 인물보다 더 리얼한 캐릭터를 뽑아내고 싶을 뿐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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