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붙었다" 기쁨은 잠시…학자금 시름으로

미주중앙

입력

최근 큰 아들(17)이 꿈에 그리던 스탠포드 대학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았다고 자랑했던 저스틴 박(50.LA)씨 부부는 요즘 마음이 편치가 않다. 집으로 날아온 학비 통지서에 적힌 학부모 부담금 때문이다. 통지서에 따르면 박씨 부부가 지원해야 할 학비는 연간 1만 달러 정도. 박씨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아내가 버는 소득을 합쳐야 연소득이 9만 달러 정도가 된다. 솔직히 렌트비 내고 생활하면 먹고 살기 빠듯한데 당황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비나에 거주하는 김정희(48)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코넬대에 합격한 딸(18)의 학비로 최소 연간 5000달러가량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학에 다니다 보면 솔직히 여기저기 돈이 필요할텐데 걱정"이라며 "아이도 생활이 넉넉치 않다는 걸 알고 코넬대를 포기하고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올 가을 자녀의 대학 입학을 앞둔 한인 가정들이 학자금 문제로 적잖이 고민하고 있다. 오는 5월 1일까지 합격한 대학에 등록 의사를 밝히는 예치금을 내야 하지만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비로 선뜻 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간 학비가 5만~6만 달러를 훌쩍 넘는 아이비리그 등 사립대는 부모의 연소득과 자산 규모에 따라 학비 지원금을 결정하는데, 하버드나 예일대의 경우 부모의 연소득이 6만5000달러 미만일 경우에만 학부모 부담금을 면제한다. 코넬대와 컬럼비아대는 연소득 6만 달러 미만 가정에게 학부모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최근 중산층 자녀의 학자금 지원안을 발표한 스탠포드대도 연소득이 6만5000달러 이상이면 학부모와 학생 모두 일정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대해 타운내 대입 컨설팅 관계자들은 "수년간 지속된 경기 침체의 영향 때문에 학자금 지원금 규모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는 가정들이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계자들은 이어 "연소득이 7만~8만 달러인 가정들의 경우 사립대에서 학비를 전액 지원받지 못해 더 힘들어한다"며 "융자를 받고 입학할 수 있지만 졸업후 융자 상환금에 부담을 느껴 아예 4년제 대학을 포기하고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로 진학하는 케이스도 많다"고 덧붙였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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