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70대 불탄 부산 중고차 단지 화재 “CCTV 판독 불가” 원인 규명 어려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차량 570여 대가 불 탄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중고 자동차매매단지의 화재원인 규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단지 내 폐쇄회로TV(CCTV) 영상이 ‘판독불가’ 판정을 받아서다.

 사고를 조사 중인 부산 연제경찰서는 7일 “전문업체에 CCTV 영상저장장치 복구를 의뢰했지만 판독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상 3층 철골구조인 매매단지 건물에는 총 15대의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차량 도난과 파손 등을 감시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 CCTV 영상은 건물 내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다.

 애초 경찰은 이 CCTV들에 화재 당시 영상과 현장을 지나간 인물 등이 찍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영상이 저장된 하드디스크가 심하게 불탄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업체 측은 “하드디스크 심하게 불 타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이 하드디스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다시 복구를 시도하기로 했다.

 매매단지 인근에 설치된 CCTV 영상에서도 화재 원인을 밝혀줄 만한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매매단지 인근에는 방범용 CCTV 7대, 금융기관과 편의점 등 사설 CCTV 12대가 있었다. 경찰은 화재 발생 시각 3시간 전까지 이들 CCTV 영상을 분석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불에 탄 차량이 대부분 중고차여서 차량 블랙박스도 없는 상태였다. 인근 점포와 주택가 주민을 상대로 한 탐문조사에서도 소득은 없었다. 화재원인 규명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연제경찰서 옥민호 형사과장은 “실화와 방화 가능성을 모두 수사하고 있지만 영상자료가 없어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건물 2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건물을 철거해 추가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