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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kt 감독의 김태훈 기살리기? 절반은 성공했나

중앙일보

입력

"이거 한 번 봐." "네."

"괜찮겠나?" "괜찮습니다."

"자신있어?" "네."

"니 맘대로 쳐 봐." "네."

5일 수원 KIA전을 앞둔 조범현(55) kt 감독은 신인 내야수 김태훈(19)을 더그아웃으로 불러 칠판을 가리켰다. 조 감독이 손으로 직접 쓴 이날 경기 타순에는 김태훈이 3번 지명타자로 되어 있었다. 김태훈은 질문에 씩씩하게 답하고 난 뒤 훈련을 위해 뛰어갔다.

조 감독은 “어제 안 좋은 경기내용으로 졌다. 그런데 김태훈의 안타로 경기 내용이 싹 지워졌다”며 “왼손 투수를 상대로 내보냈는데도 안타를 쳤다. 어제도 3번으로 써볼까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전날 경기에서 9회 대타로 나와 심동섭으로부터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때렸다. 그리고 하루만에 당당히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기회를 얻었다.

김태훈은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2015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5라운드(전체 53위)로 kt에 입단한 신인이다. 조 감독은 “가을 제주도에서 마무리 훈련 당시 타격이 좋았다. 수비가 불안한 점이 약점이긴 하지만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김태훈은 퓨처스(2군) 리그에서 좋은 타격감(13타수 4안타 1홈런)을 유지했다. 그리고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빠르게 1군 출전 기회를 잡았다. 조 감독은 “신인이니까 자신있게 해야한다. 삼진도 당하고, 병살도 치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은 1회 첫 타석에서 문경찬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 안타를 때려냈다. 우익수 이종환이 공을 뒤로 빠트린 사이 3루까지 내달렸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후 세 타석에는 2루수 땅볼과 좌익수 플라이, 삼진으로 물러나 4타수 1안타. 시즌 타율은 5타수 2안타가 됐다. 절반의 성공에 가까운 첫 선발 출전 경기였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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