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국방 45년만에 전투기 개발 첫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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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의 노후한 전투기를 국산으로 대체하는 사업(KF-X)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맡는다. KF-X사업은 공군이 보유한 F-4와 F-5 등 1970년대에 들여와 노후한 전투기를 대체하는 사업이다. 국내 기술로 전투기를 개발해 공군에 납품하며, 총사업비만 18조원에 이른다.
그런 대형 국책사업의 우선협정대상자로 정부는 KAI를 선정했다. 30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서다.

정부는 오는 5월까지 KAI와 가격 협상을 벌여 6월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1970년 1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국방부를 순시하면서 '자주국방'을 강조한지 45년만에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전투기 사업의 첫발을 내딛게 된 셈이다. KF-X사업결정후 13년만이기도 하다.

한국형 전투기의 개발기간은 올해 후반기부터 10년간이다. 이후 7년여에 걸쳐 100여대의 전투기를 생산하게 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그동안 군은 K-2전차와 함정 등 육군과 해군의 무기는 대부분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육해공군의 주요 무기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2년 11월 이남신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등 군 수뇌부들이 진행하는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당시, 개발비만 8조 6691억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관건은 1980년대 생산된 미군 전투기를 조립생산하기만 했던 국내 기술로 최신예 전투기를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지였다.

이후 13년 동안 7차례에 걸친 사업추진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최근에야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초음속 훈련기 T-50을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고, T-50에 레이더와 기관총·미사일 등을 장착한 경공격기(FA-50)를 생산하는 등 그동안 획기적인 생산기술의 발전이 있었다는 평가에서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한국은 미국이 개발한 F-16보다 우수한 전투기를 보유하게 된다.

공군은 내년에 국산 초등훈련기인 KC-100 훈련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공군 관계자는 “KC-100을 들여오고 전투기 개발에 성공할 경우 KT-1(중등훈련기), T-50(고등훈련기) 등 훈련기에서부터 전투기까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며 “이런 나라는 세계에 몇나라 없다”고 말했다.

전투기 수출도 가능해질 뿐 아니라 2년뒤 30조원 안팎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의 훈련기 교체사업(T-X)에 뛰어들수 있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물론 초음속 훈련기와 공격기(FA-50)을 생산해왔던 KAI가 향후 10년 동안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전투기를 개발하고, 양산하는데까진 난관이 적잖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차기 전투기의 필수로 자리매김한 스텔스와 관련한 기술은 미국이 수출통제품목(EL)으로 묶고 있다. 하지만 백윤형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장은 “나름대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다양한 평가 결과 전투기 개발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KAI가 주도하되 국내 항공 기술을 총동원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방추위는 북한의 핵 또는 생화학탄을 탑재한 탄도유도탄의 탄두 요격을 위해 배치된 패트리어트(PAC)-2미사일을 PAC-3로 개량하는 사업을 미국 레이시온에 맡겨 진행하도록 결정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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