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꽃망울처럼 경기 살아나" 야 "서민경제는 여전히 꽁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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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에서는 최근의 경제 상황을 놓고 여야가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야당은 "현 정권이 수없이 경제를 살리자고 했으나 성적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엉망"(이한구)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칼바람 같던 경기 한파도 새해 들어 봄햇살에 개나리 꽃망울처럼 살아나고 있다"(장경수)며 낙관론을 내놓았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정부가 내놓은 경제 공약은 모두 헛구호라고 공격했다. 이 의원은 "수도권 분산 등 조금만 생각하면 앞뒤가 맞지않는 것을 아는 데도 노 정권이 사탕발림 정책을 하며 국민을 빚더미에 앉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 2년간 세계 경제가 30년 만의 최고 호황을 구가했는 데도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빠졌다"고 질책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가계 부채는 2003년 말의 482조원에서 지난해 말 508조원으로 늘었다"며 수치를 들어 정부 측의 경기회복론을 비판했다. 그는 "연평균 실업률도 지난해 말 3.5%로 악화됐고 지난해 실질적인 신용불량자 수도 무려 14만7000명이나 늘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도 "정부는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하지만 서민경제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수출이 2500억 달러를 웃돌고는 있지만 고용창출 없는 성장이 계속되는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은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오제세 의원은 "우리 경제는 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4.6% 경제성장률, 2500억 달러 수출과 대기업의 이익 실현 등 거시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박상돈 의원은 야당 의원을 겨냥, "저렇게 네거티브하게 (경제)현실을 인식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해도 되나 하는 우려가 든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 "참여정부 이전부터 경제 나빠져"=경제가 나빠진 시점을 두고 야당과 정부 측이 맞서기도 했다. 이한구 의원은 "양극화 대책을 주장은 했지만 양극화는 노 정권이 2년 동안 만든 것이며 DJ 때보다 더하다"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양극화는 8년 전인 외환위기 직후부터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DJ 때 만들어졌다는 거냐"고 물었고 한 부총리는 "참여정부에서 나빠진 부분도 있지만 모두 참여정부 책임이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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