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방지 위해 지폐 도안 바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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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화폐 액면단위 변경과 고액권 발행을 하지 않고, 대신 위조 방지를 위해 지폐 도안을 변경하기로 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국회에서 "화폐 액면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과 고액권 발행을 하지 않기로 정부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화폐 개혁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부총리는 또 "한국은행과 협의해 위조 방지를 위한 화폐 개선을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폐 도안을 얼마나 변경하느냐에 대해 재경부와 한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이번 기회에 지폐 크기를 지갑에 넣기 편하게 줄이고, 지폐 속 등장 인물을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위조 방지를 위해 보는 방향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는 홀로그램을 넣거나 레이저로 지폐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특정 무늬나 액면 금액을 새기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한은은 새 지폐를 만드는 데 통상 1년6개월 정도 걸리므로 올해부터 도안 변경에 착수해 2007년께 새 지폐를 유통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재경부는 최근 위조 지폐가 많이 발견되고 있는 5000원권에 대해 음선 보강 등 위조 방지 장치만 보완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경부와 한은은 화폐 액면단위 변경이나 고액권 발행은 소비 위축 및 물가 불안을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정경민.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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