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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전역서 아편 재배 수확땐 팬티만 입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열린 '북한 마약.위폐.미사일 수출 관련 청문회'는 관련 분야에 종사했던 탈북자 2명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지면서 충격 속에 북한 정권 성토장으로 변했다.

청문회를 마련한 피터 피츠제럴드(공화)의원은 북한을 '정부로 위장한 마피아 집단' '핵무기 범죄 청부업자'라고 지칭하며, "전세계에서 정부가 나서서 마약을 파는 곳은 북한뿐"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신원을 감추기 위해 두건까지 쓴 탈북자들은 공개증언에 이어 비공개로 1991년 걸프전 때의 북한 참전 사례, 중장거리 미사일 수출 사례, 영변 및 신포리 동굴의 핵시설 등에 대해 증언했다. 다음은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의 주요 발언.

탈북자 1=80년대 초 김일성의 지시로 함경북도 연사군에서 아편재배가 시작됐고, 97년부터 협동농장마다 10정보씩으로 아편 재배가 전국으로 확대됐다. 평양 근교에는 히로뽕 제조공장까지 있으며 마약 정제를 위해 태국에서 기술자 7명을 데려왔다. 98년 탈북 당시까지 매년 아편과 히로뽕을 각각 1t씩 생산했고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밀매했다.

아편을 수확할 때는 학생들을 동원하는 데 몰래 감추지 못하게 팬티만 입혀 밭에 들여보냈다. 중국으로 아편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지자 중국 공안과 기자들이 국경 지역 아편재배 농장의 사진을 찍어가 난리가 난 적도 있다.

탈북자 2=97년까지 자강도 희천군에 있는 미사일 분공장에서 유도차 생산기사로 일했다. 89년 동료 5명과 함께 15일간 배를 타고 어딘지도 모를 외국에 도착해 아랍 사람들 앞에서 미사일 발사를 위한 유도실험을 해주고 돌아온 적이 있다.

나중에 그곳이 이란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미사일 판매 대가로 원유 22만t을 받았는데, 이를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이 군사용으로 가져가려다가 김일성이 보는 앞에서 당시 총리였던 연형묵과 다퉜다는 얘기를 상급자에게 들었다. 현재 북한의 과학.기술자들은 충성심이 사라졌다. 미사일 부품은 90%가 일본에서 만경봉호를 통해 밀수입으로 들어왔다.

기타 증인=미 국무부의 윌리엄 바크 국제마약방지국장은 76년 이후 북한 외교관.기업 등이 관련된 50여건의 마약.위폐 관련 체포 및 적발 사례들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현재는 야쿠자나 삼합회 등 국제범죄조직과도 결탁한 상태"라고 밝혔다.

헤리티지 재단의 래리 워첼 아시아문제연구소장은 북한의 이 같은 범죄 수입이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을 시사한 뒤 "중국.러시아에 강한 압력을 넣어 불법무역 행위를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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