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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난소암 예방수술 사실 고백 “아는 것이 힘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 수술에 이어 난소암 예방수술까지 받은 사실을 지난 24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2013년 양쪽 유방을 제거하고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당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2007년 어머니인 배우 마르셀린 버틀란드가 10년 간의 난소암 투병 끝에 사망했는데 분자진단을 통해 내 유전자 속에 여성암을 유발하는 BRCA 1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는 내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50%라고 추정했다”며 “유방절제술을 받은 지금은 확률이 5%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졸리는 이번 ‘졸리의 수술 일기(Diary of a Surgery)’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난소암 예방 수술도 받은 사실을 밝혔다.

졸리가 난소암 예방 수술을 결정하게 된 건 2주 전 주치의로부터 받은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다. 당시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졸리는 “주치의의 ‘CA-125 수치는 정상’이라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전했다. CA-125 수치는 혈액 속에 포함된 단백질 양을 측정한 것으로 난소암 유무를 측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주치의는 이어 “혈액 속에 초기암 증상을 유발시키는 다수의 염증이 존재한다”며 의사에게 난소암 진단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CA-125 수치로 초기 난소암을 발견할 확률은 50~75% 정도다.

졸리는 “숨이 멎을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난소암으로 여성들이 겪을 모든 고통을 상상했고 곧바로 “내가 할머니가 돼서 내 손자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 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프랑스에 있는 남편 브래드 피트에게 전화를 걸어 주치의의 소견을 전한 졸리는 곧바로 의사를 찾아갔다. 그는 졸리의 모친을 치료했던 의사다. 졸리는 “어머니가 임종하던 날 그를 마지막으로 봤다”며 “그는 나를 보자 눈물을 흘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는 의사의 말에 가슴이 아팠다”며 “하지만 서로를 믿었기에 그에게 전적으로 치료를 맡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졸리는 일단 자신의 몸에 암이 있다면 그것은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안심했다. 졸리를 진단한 의사는 “검사결과는 5일 후에 나왔는데 졸리는 그때까지 아이들의 축구경기에 참여하는 등 평소처럼 일하며 최대한 침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진단결과 PET/CT 스캔은 깨끗했고 종양 검사도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 여전히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했고 때문에 아이들을 안을 수도 없다. 거대한 갈색 종양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여전히 초기암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졸리는 “수많은 의사들 그리고 자연치유 요법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다양한 치료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대체 약품으로 피임약을 섭취하는 여성 환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게 맞는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졸리의 경우는 그를 담당하는 한방·양방 의사 모두가 나팔관과 난소 제거 수술을 하는 것에 동의했다.

졸리는 결국 지난주 복강경 난관 난소 절제 수술을 받았다. 난소 한쪽에 작은 양성 종양 즉 암 조직의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어 에스트로겐 성분이 들어 있는 프로게스테론 IUD 패치를 자궁에 삽입했다. 이는 호로몬을 균형 있게 유지하며 자궁암을 예방한다. 하지만 자궁은 제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가족 중 그곳에 암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졸리는 “내가 받은 치료가 암으로부터의 모든 위험을 제거할 수는 없다. 실제로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다분하다”며 “내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자연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졸리는 수술 후 자신이 더 여성스러워진 느낌이라며 “나는 내 아이들이 ‘엄마는 자궁암으로 돌아가셨어’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기고문을 통해 호르몬 대체 약물을 복용하고 있지만 현재 폐경기를 겪고 있다고도 고백했다.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신체적으로 변화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걱정되거나 두렵지는 않다. 내가 겪고 있는 모든 것이 인생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라는 게 졸리의 생각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난소암 진단을 받는 시기는 대체로 아이들을 임신하기 전이다. 졸리는 “이들은 나보다 훨씬 심한 고통을 겪는다”며 “나는 연구를 통해 나팔관은 제거하지만 자궁을 지키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방법은 폐경 전 아이를 임신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그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고문 마지막에서 졸리는 “아는 것이 힘이다”고 말했다. “비록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자신의 건장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나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조언을 구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것”을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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