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차출 반대에도 한국행 택한 손흥민,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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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사진제공=축구협회]

  "두리형 때문에 올 수 있었어요."

'한국 축구 최고의 아이콘' 손흥민(23·레버쿠젠)은 지금 지쳐 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휴식기 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후에도 손흥민은 소속팀 레버쿠젠에서 분데스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연달아 소화하며 뛰고 있다. 시즌 16골을 넣은 손흥민은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하고 있다.

그래도 손흥민은 축구대표팀 차출에 응했다. 소속팀의 반대가 있었지만 오히려 먼저 설득하고 나섰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35·서울) 때문이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공식 은퇴한다. 평소 손흥민은 차두리를 '두리 삼촌'으로 부르며 따랐다. 손흥민은 "피곤한 상태다. 그래도 특별한 행사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참석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구단에서 반대했지만 이번에 가봐야 할 거 같다고 얘기하면서 설득했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두리형의 마지막 경기다. 서로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어떤 이벤트를 할 지는 대표팀 동료들과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고의 선물은 이기는 것이다. 이벤트가 목적이 아니다. 이긴 다음에 충분히 축하해주고 분위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단짝이었던 김진수(23·호펜하임)가 합류하지 못했다. 김진수는 지난 21일 파더보른전에서 상대 선수와 강하게 충돌해 뇌진탕 증세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손흥민은 "(김)신욱이형부터 (윤)일록이, 진수까지 빠졌다. 슬픈 소식인데 이제는 새로운 파트너를 만들어봐야 할 거 같다"면서도 "부상에서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표팀에서) 양보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진수와 구단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주=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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