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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샤오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뉴스위크] 신제품 미노트 곧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듯

샤오미 미노트는 시중에선 인기절정의 스마트폰으로 손꼽히지만 미국에선 구할 수 없다. 미노트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멕시코·파키스탄(사실상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 및 노트에 전혀 손색 없는 경쟁 모델이다. 독자적인 안드로이드 기반 소프트웨어 생태계 MIUI6를 구축했다. 묘하게 애플사의 운영체제 iOS와 상당히 비슷한 모양새다. 그것이 한 가지 매력이다. 어느 모로 보나 아이폰만큼 멋지면서도 가격은 수백 달러 더 싸기 때문이다.

샤오미에 2014년은 대도약의 해였다. 무려 61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시장에 쏟아냈다. 지금은 구글까지 긴장하게 만든다. 단말기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더 알려진 구글은 그들과 맞부딪힐 일이 많지 않다. 하지만 샤오미가 구글 플레이(디지털 콘텐트 서비스)에서 고객을 빼앗아갈까 두려워한다. 샤오미는 또한 중국에서 소비가전 대기업 삼성전자를 뛰어넘어 출하량 면에서 중국 내 최대 모바일 제조사로 올라섰다(인터내셔널 데이터사 통계).

샤오미가 그들의 최신형 고급 스마트폰을 품평할 수 있도록 친절을 베풀었다. 애플과 삼성이여, 긴장하시라. 미국에 샤오미폰이 뜬다.

샤오미 미노트는 5.7인치 풀 HD(HD급보다 2배 이상 뛰어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801 칩, 3GB 램, 16GB과 64GB 내부 저장 옵션, 1300만 화소 후방 카메라, 400만 화소 전방 카메라, 그리고 샤오미 MIUI 6 인터페이스를 갖춘 안드로이드 4.4.4 킷캣 운영체제를 자랑한다. 이 단말기 가격은 2299위안(약 40만6000원). 기본형 아이폰보다 수백 달러나 싸다.

첫인상

샤오미 미노트는 5.7인치 디스플레이(5.5인치 아이폰6 플러스와 너비가 얼추 같다)를 갖춘 패블릿(폰 + 태블릿) 치고는 얇고 가볍고 상당히 콤팩트하다. 미노트의 7㎜도 안 되는 두께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내 기준에는 플러스다. 손 안에 쏙 들어온다. 하지만 전면 유리 외관이 미끄러울 수 있다. 뒷판은 전면 디스플레이와 같은 고릴라 글래스로 만들어진 듯하다. 멋진 프리미엄의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단말기를 떨어뜨릴 때 유리 소재의 뒷판이 깨질 위험성도 있다.

미노트를 박스에서 꺼내는 순간 아이폰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메탈 테두리 장식은 아이폰 6/6플러스 외관보다는 아이폰 5/5s의 디자인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사이즈는 다소 삼성 단말기의 느낌을 준다. 뒷판이 휘어져 갤럭시 노트 에지의 곡면 스크린을 다소 연상케 한다. 한편 직사각형의 몸체는 갤럭시 노트 4와 비교될 수 있다.

전면 하드웨어 단추의 위치를 문제 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음량설정 기능과 전원 단추의 위치를 지적하고 싶다. 음량설정 기능은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에, 전원 단추는 더 위에 놓여야 한다. 둘 다 오른쪽에 배치해야 한다 해도 전원 단추는 더 위로 올려야 한다. 손가락이 단추를 찾아갈 때 더듬거리기 쉽다.

iOS의 영향 받았지만 여전히 안드로이드

샤오미의 단말기들이 중국의 아이폰으로 불리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 MIUI(안드로이드 기반의 샤오미 커스텀 운영체제) 사용자 인터페이스만 보면 금방 고개가 끄덕여진다. 기본설정 스킨(화면 그래픽) 아이콘의 디자인과 느낌으로부터 드롭다운 메뉴까지 ‘나는 iOS’라고 소리치는 듯하다. 하지만 외관상의 유사성을 제외하면 미노트와 iOS 단말기의 차이점이 뚜렷해진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초기 홈페이지에 있고, 구글의 모든 서비스를 담은 앱 목록은 제2 홈페이지에 있다. 미노트의 구글 앱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미국에 맞게 설정된 T 모바일 이통사 SIM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중국에선 구글이 금지됐기 때문에 구글 앱과 서비스가 그 나라에선 작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단말기에는 존재해도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앱을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나는 내 G메일과 구글 플레이 계정에 로그인해 이미 내려 받은 앱을 설치할 수 있었다. 내 표준 앱을 설치하고 읽지 않은 G메일 리스트를 내려 받았더니 미노트도 나의 다른 안드로이드 폰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듯했다.

샤오미의 핵심 기능인 듯한 한 가지는 테마다. 미노트는 폭넓은 테마 자료를 소장해 이용자들이 단말기의 외관과 느낌을 완전히 바꿀 수 있도록 했다(원치 않을 경우 아이폰 느낌의 스킨을 다른 테마로 바꿀 수도 있다).

미국 폰은 아니지만 작동된다

미노트는 처음 설정하는 순간부터 미국 보급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딱 부러지게 상기시켜 준다. 지역을 설정할 때 리스트에 실린 옵션은 9개국뿐이며 미국은 포함되지 않는다. 나는 멕시코로 지역을 설정했다. 미국에 가장 가까운 나라라고 봤기 때문이다. 두 번째엔 뭔가 다를까 싶어 홍콩으로 설정했다(아무 차이도 없었다). 그러나 언어를 미국 영어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은 플러스다.

샤오미는 제품을 손해 보고 판다. 대신 앱과 서비스 판매로 돈을 번다. 그중 다수는 중국 소비자 전용이다. 미 앱 스토어에선 대다수 옵션의 명칭과 설명이 중국어로 쓰여졌다. 영어가 아주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는 미 앱 스토어에 올려진 앱을 성공적으로 설치해 띄울 수 있었다. ‘아이 케어 플러스’ 앱(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도 이 앱이 있었다), 그리고 이름과 설명이 중국어로만 된 또 다른 앱을 설치했다.

무제한 LTE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 T모바일 SIM 카드를 이용해 미노트로 통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노트는 3G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HSPA +를 통해 연결된다.

미 노트를 평가하자면

샤오미 미노트를 24시간 동안 사용해보니 고급스런 외양에 흥미로운 소프트웨어 구색을 갖춘 실속 있는 폰이라는 느낌이다. 외부 디자인과 테마는 내 마음에 쏙 든다. 그러나 한 가지 불만은 상당수 앱의 설치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페이스북의 갖가지 요소들을 내려 받는 데 몇 분이 걸렸다. 그리고 미 앱 스토어 소프트웨어 설치를 여러 번 시도해야 했다. 최초 설정 직후 구글 플레이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일이 있었다. 그것 말고는 단말기가 상당히 매끄럽게 작동됐다.

단도직입적으로 평가를 내리자면 샤오미 미노트는 내가 아이폰 6/6 플러스에서 원했던 바로 그 디자인이다. 아이폰 5/5s의 메탈 테두리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던 탓에 아이폰 6/6 플러스도 더 대형 프레임에 비슷한 구조를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실제로 택한 곡면 엣지 디스플레이와 무광 마감이 영 못마땅했다. 미노트가 샤오미판 아이폰이라 해도 나로선 그것으로 대만족이다.

미노트가 경쟁 제품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어쨌든 중국에선 이미 삼성과 애플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 소비자들이 애용하던 브랜드를 포기하고 생소한 제품을 집어 들려 할까? 일부는 가격에 혹해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미노트에 홀딱 반해 애플 제품의 경우처럼 후속 모델을 구매하려 장사진을 이룰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의 애플, 아직 갈 길은 멀다

샤오미가 전광석화처럼 인기정상에 올랐지만 세계를 제패하기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에선 아직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판매하지 않지만 온라인 숍을 내고 미국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할 전망이다. 그 온라인 숍을 통해 서방 소비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자사 브랜드의 헤드폰과 기타 액세서리를 판매하게 된다.

하지만 샤오미가 아시아에서 쏟아내는 단말기들은 미국 시장의 애플에 필적하는 열성 팬 기반을 확보했다. 샤오미는 중국의 애플로 간주된다. 미노트는 1월 27일 출시하자마자 3분 만에 매진됐다.

글=피오나 애거무 아이비타임스 기자, 번역=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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