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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어도 제때 못쓰는 '항공사 마일리지'

미주중앙

입력

성수기 사용 제한
평소보다 50% 추가 공제
7~8월은 한국 방학 적용

'빛좋은 개살구'
적립 어렵고 쓸 곳 제한
세금은 고스란히 내야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최근 화가 잔뜩 났다. 자녀들 여름 방학에 맞춰 모처럼 마일리지를 한 번 써보려는 데 도무지 답이 없다고 했다. 성수기라 보너스 항공권 발급이나 좌석승급 등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봤지만 귀국 일정까지 맞추다 보니 사실상 '그림의 떡'이었던 것.

꼭 필요할 때 '공짜 항공권' 한 장 받아 보겠다고 적립하는 항공사 마일리지. 하지만 미주 한인들에게는 쌓기도 쉽지 않고, 내 맘대로 쓸 곳도 많지 않다. 그나마도 적립분은 10년이 지나면서부터 차례로 소멸하니 해외여행이 잦은 사람이 아니라면 개미처럼 쌓아 둔 마일리지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성수기 보너스 항공권은 '하늘의 별 따기'

국적 항공사의 올 여름 성수기는 미주 기준으로 5월 16일부터 7월 5일까지다. 이 기간 중에는 마일리지 항공권 사용에 제한이 있다. 비수기에도 보너스 항공권 승객에 할애되는 좌석은 전체의 5~15% 수준인데, 각급 학교가 방학하는 5월 말~6월 초라면 사용 경쟁이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인터넷 홈페이지의 마일리지 항공권 허용 좌석 현황을 보면 성수기 중엔 좌석 허용은커녕 사용금지일이 더 많다.

성수기 기준이 미주 이외 지역에서 출발할 경우는 7월 중순~8월 중순인 것도 한인들에게는 걸림돌이다. 한국은 그때가 방학기간이다. 마일리지 항공권 발급을 제한하는 성수기 규정이 사실상 더욱 늘어나는 셈이다. 실제로 나갈 수는 있지만 8월 중순 개학에 맞춰 돌아올 방법이 없다. 출국은 보너스 항공권으로, 귀국은 일반 항공권을 구매해야 할 판이다.

더욱이 성수기에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하려면 50%가 추가 공제된다.

▶쌓기도 어렵고 쓸 곳도 많지 않아

비수기 7만 마일, 성수기 10만5000마일을 차감하는 한국 왕복 일반석 티켓을 얻으려면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LA-인천 노선의 경우 편도 마일리지는 약 6000마일, 왕복 1만2000마일 수준. 그렇게 10년 내 6번을 적립하면 7만 마일이 넘는다. 일반인이라면 10년 내 한국을 6번 왕복한다는 게 쉽지 않고, 그나마도 10년이 지나면 차례로 사라지는 마일리지에 아쉬움이 크다.

마일리지 카드를 이용해 적립하려면 대한항공은 신용카드(US뱅크비자카드) 외에 포인트 전환이 가능한 체이스 얼티미트 리워드, 다이너스클럽 인터내셔널을 이용할 수 있고 아시아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시아나 아멕스카드가 있다.

비자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없으면 그나마도 2달러에 1마일씩 쌓이니, 7만 마일 쌓기가 결코 쉽지 않다. 마일리지를 이용한 비즈니스석 승급은 비수기 8만 마일, 성수기 12만 마일이나 된다.

쓸 곳이 마땅치 않은 것도 아쉽다. 국적기와 마일리지 사용을 제휴한 대부분 호텔이나 렌터카, 식당, 놀이공원 등이 한국에 있다. 초과 수하물(1개당 2만 마일)이나 VIP라운지(1회 4000마일) 이용도 가능하지만 요긴할 때 항공권 한 장 얻기 위한 적립이라면 그렇게 써 버리기는 아깝다.

▶보너스 티켓에 붙는 수수료 만만치 않아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한다고 쳐도 공짜는 없다. 유류할증료를 비롯한 제 세금은 고스란히 내야 한다. 발권일을 기준으로 유류할증료가 포함된 제 세금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370달러 수준이다. 결국 1200달러 정도의 티켓을 살 때 요금의 30%는 호주머니 에서 나가는 셈이다.

이 같은 세금은 각국 항공사별로 천차만별이다. 델타항공은 100달러, 캐세이퍼시픽은 30달러 정도지만 뉴질랜드항공은 600달러가 넘기도 한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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