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인들 세금보고 특징…해외금융자산 신고 늘었다

미주중앙

입력

2014 세금보고 시즌이 한창이다. 올해 세금보고는 처음으로 시행하는 오바마케어 소득세 신고에 따른 혼선과 해외금융자산 신고자 증가, 부동산 투자 수익자 증가 등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공인회계사(CPA)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ABC 회계법인의 안병찬 대표는 "아직 마감일(4월 15일)까지 한 달여 시간이 남았고, 20% 정도의 보고가 이뤄진 상황에서 전반적인 트렌드를 잡아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 소득세 신고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 납세자는 물론이고 정부와 회계 전문가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케어 소득세 신고의 혼선은 연방건강보험거래소(가주는 커버드 캘리포니아)가 발급한 80만 명분의 정부보조금내역서(1095-A) 내용이 잘못돼, 재발송하면서 가중됐다. 또, 신고마감일이 다가오면서 1095-A를 여전히 받지 못했거나, 두 번 받아 헛갈려 하는 납세자들이 많다는 게 CPA들의 설명이다. 엄기욱 CPA는 "내역서 오류 외에도 2014년 오바마케어 가입자들은 추정 소득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환급과 벌금 계산이 복잡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혼란을 야기했던 해외금융자산 신고는 이제는 자리를 잡은 듯 하다는 게 CPA 업계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해외금융자산 신고는 지난 2009년부터 자신신고 형식으로 시작해 2012년 신고부터 소득세 신고에 포함됐다"며 "그동안 홍보가 많이 이뤄진 탓에 3년째인 올해 들어서는 신고자 증가가 확연하다"고 설명했다.

해외금융자산 신고자 증가는 지난해 7월 1일 한미간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이 발효하면서 IRS가 한국 내 재산을 파악할 수 있게 된 만큼, 납세자들로 하여금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계·법률 전문기업 JC&컴퍼니의 정용덕 대표도 "이제는 한국의 은행들도 미주 한인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계좌를 오픈하게 되면 'IRS에 보고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주지시키고 있어, 납세자들도 소득세 신고시 당연하게 해외금융계좌 내역서를 제출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임대용 부동산에 투자해 10% 이상의 소득을 본 납세자들이 증가했다는 것은 경기 활성화 신호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기도 하다. 숏세일이나 포클러저를 하는 사람들보다 부동산 매각을 통한 수익자가 늘었다는 게 CPA들의 말이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예년에 비해 종업원과의 임금분쟁 소송과 합의로 작게는 몇 천 달러에서 몇 십만 달러까지 지출한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에는 경기가 살아났고, 특히 부동산쪽 활성화가 있었던 만큼 관련 투자자들의 수익은 증가했다. 그러나 급료를 받는 샐러리맨이나 종업원들이 느끼는 경기는 임금 동결 등으로 여전히 불황적 측면이 있으며 그로 인해 임금분쟁과 합의는 오히려 증가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김문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