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날보러 와요'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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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화 '살인의 추억(지난달 25일 개봉)'이 관객 3백50만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의 원작인 연극 '날 보러 와요'도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연극의 무대가 일반적인 소극장을 탈피, 4백50석 규모의 중극장(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이어서 그 의미가 더 크다.

영화보다는 조금 늦게 지난 8일 무대에 오른 연극 '날 보러 와요'는 이미 1996년부터 일곱차례나 막을 올려 흥행에 성공한 작품. 하지만 이번에는 흥행의 성격이 전과는 다르다.

영화를 재미있게 본 관객들이 '원작인 연극은 어떨까'라며 속속 연극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연극에 관심 없던 사람들이 대학로로 모여들자 이라크 전쟁과 불황으로 침체됐던 대학로가 활기를 찾고 있다.

연극과 영화를 동시에 무대에 올리는 것은 처음 시도되는 일로, 대학로에서는 연극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이 같은 내용인 연극을 또 보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결과는 달랐다.

동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영화표를 가져오면 연극표를 10% 할인해주고 영화 스폿 광고에 연극도 슬며시 끼워넣는 등의 홍보 효과 덕도 크게 봤다.

연극을 기획한 악어기획 조행덕 대표는 "관객들의 반 정도가 영화를 관람한 뒤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다. 영화와 연극에서 서로 다른 점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은 6월 12일까지 공연된다. 영화가 7월까지 연장 상영될 전망이어서 영화와 연극의 '밀월 관계'는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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