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로 자라날 "키다리꿈나무들"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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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나이에 비해 엄청나게 큰 키, 떡 벌어진 어깨 장대한 골격파 바늘이 튕겨 나갈듯 탄탄한 근육, 그러나 아직은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신인이다.
채준기군과 박권우군이 바로 그 주인공.
대한체육회의 한국스포츠과학연구소 (소장 이환세)는 최근 2명의 장신유망주에 대한 정밀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뛰어난 체격을 살려 대성할 수 있는 확실한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서울 언주중2학년인 채군(14·189cm·95kg)과 원촌중 1학년인 박군(13·180cm·77kg)은 경기경력이 거의 없는 키다리 유망주.
제또래 소년들과 비교해 볼때 너무도 뛰어난 체격조건을 갖추어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주위의 권유에따라 스포츠과학연구소를 찾은것이다.
체격·체력·심리·생리등 각 부문에 걸쳐 46가지 항목의 세밀한 테스트에 들어가 원격심전도측정, 근전도및 뇌파검사, 신진대사분석과 종합생채기능측정등 최신 과학기기를 이용한 정밀검사가 2시간가량 진행됐다.
테스트결과 「극히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선수로 대성할 충분한 체격과 체력을 갖추고 있으며 심리나 생리학적으로도 아무런 결점이 없다는 판정이었다.
점수로 나타나는 26개 항목에서 이들이 받은 성적은 20점만점중 박군이 11·2점, 채군이 10점.
전문훈련을 받지 않은 정상인이 약 6점정도 나오는 것에 비하면 뛰어난 점수다. 체격에 관련된 9개종목에서는 박군이 16·3점, 채군이 무려 18·2점이나 받았다.
검사결과 박군은 육상·배구·유도등의 운동에 적합한 것으로, 채군은 단거리육상·농구·배구등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인국민학교를 다닐때 유도를 했었다는 박군은 팔씨름이라면 한번도 진일이 없다고 자랑한다.
50년대 한국 수영계의 1인자로 명성을 떨쳤던 채희명(47·한국플래스틱중앙연구소장)씨의 2남인 채군은 언북국교시절엔 육상선수로 뛴 적이 있다.
『운동선수에 적합한 소질을 갖추고 있다니 기뻐요. 육상으로 올림픽금메달을 목에 걸고싶어요. 그러나 우리 육상이 너무 뒤져있어서 주위에서는 배구를 하라고 권유하고있어요』라고 말하는 채군의 눈동자가 몹시 맑고 깨끗하다.
이둘의 테스트를 담당했던 연구소 신인선수발굴당당 곽정구연구원은 『두선수 모두 대성할수 있는 좋은 재목』이라고 평했다. 채군의 경우 현재 1m89cm이므로 좀더 크면2 m정도에 이를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지금부터 배구나 농구의 기초를 다진다면 세계무대에 나설만한 대형스타로 자랄 수 있을 것 같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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