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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자산관리 어떻게 할까] 부동산 투자 위한 대출시엔 투자금의 30% 이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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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금희(64)씨는 재작년 30년 넘게 운영하던 사업체를 정리하고 금융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 은행과 저축은행 예·적금 등에 넣어둔 돈은 모두 5억원. 매달 100만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김씨는 예금 이자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신문기사를 본 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지며 실질금리가 사실상 제로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시중은행들은 낮아진 금리에 맞춰 조만간 대출과 예·적금 상품의 금리 인하에 돌입할 전망이다. 예금 고객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각자의 투자성향이나 자산규모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동안 예ㆍ적금 위주로 자산을 운용해 온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적은 상품이 고려 대상이다.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은 "정기예금보다 수익성이 높으면서 주식보다 안전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대표적인 상품으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혼합주식형펀드, 자산배분형펀드 등을 꼽았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동지점 프라이빗뱅킹(PB) 팀장도 "이자수익이 낮아지는 만큼 안전자산의 비중을 다소 줄이고 투자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수형 ELS나 가치주펀드, 월이자지급식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지수형 ELS의 경우 주요 지수가 발행시점 대비 50~60% 미만으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원금 손실 위험이 없다. 코스피200이나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유로스톡스50 등 국내외 주요 지수가 수년간 큰 폭의 변동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손실 위험이 매우 낮은 셈이다.

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스팩 투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투자 방법은 기존 공모주 투자법과 같다. 청약증거금이 많을수록 유리한데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저렴한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의 CMA통장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연계된 체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최고 5%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도 있기 때문에 부가조건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교적 변동성이 낮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택 월세 수익률은 5∼6%로 은행 이자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수익률이 좋은 상가는 가격이 많이 올랐고 오피스텔은 공급이 많아 임대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금리인하는 매매시장이나 분양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금리가 다시 오를 때를 감안해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출규모는 전체 투자액의 30% 이내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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