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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교육과정 일관성이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첨단과학기술의 개발·확보를 위한 고급 과학기술인력의 조기양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과학영재교육방안」 이 관계부처간의 협조 부족으로 초기단계부터 표류하고 있다.
문교부는 지난9일의 올해 주요업무계획에서 영재교육 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영재교육 장기종합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수원의 경기과학고교와 올해 신설될 대전·광주·진주등 3개과학고교를 과학영재 교육기관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처 역시 14일 올해 업무계획보고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원안에 전자·전산· 기직등 휴망첨단과학분야의 특별학부 과정을 설치해 86년부터 1백명 규모로 모집, 양성할것이라고밝히고 이률위해 올해안에현행 科技院설치법읕 고치고학생선발·교과과정·교육방법등을 마련키로 했었다.
이에대한 사전준비로 올여름방학중 고교3학년을 대상으로한 여름학교 (영재교육 특수프로그램)를 운영할방침이다.
이 두부처의 방침대로라면 우리나라의 과학영재교육은 처음부터 일원화된 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즉 과학영재교육과정의 고교과정은 문교부가 맡고 학부이후 석· 박사과정은 과학기술처가 맡는다는 구상인데 이러한 구상은 영재교육의 기본취지조차 무시한 졸속한 발상이라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서울大 정연태교수(사대물리과)는 『과학고등학교가 본래 영재교육을 목적으로 세워진 교육과정이 아니기때문에 커리큘럼등 제반 여건이 영재교육으로 전환시키기엔 많은 문제점이 있다』 고 지적하고 『특히 현행 대학입시제도밑에서 과학고등학교에 영재들을 모을수 있을지조차 의문스럽다』 고 우려했다.
그런 조짐은 벌써 나타나기 시작해 금년3월부터 문을열 예정인 진주의 경남과학고등학교의 경우 정원60명(2학급) 에 지원자는 겨우 1백1명으로 나타나 정교수의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한국료학기술원의 이상수박사는 『과학영재교육의근본취지는 조기속진교육을 통해 20대초반의 성숙한 과학기술인력을 완성시키는데있다』 고 전제하고 『어떤 형태이건 고교과정에서 학부·대학원과정이 하나의 일관된 제도와 한울타리안에서 이루어져야 실효를 거둘수있다』 고 강조했다.
예컨대 현행 우리나라 교육학제상으로는 고교이후 최소12년이 걸려야 박사학위를 받을수 있는것을 9년이내로 줄여 23세이하에서 석사가 될수있도록 하려면 고교3년과정에서 이미 대학의 기초과목 일부까지를 이수하고 나머지 6년안에 학부및 석·박사과정을 마치도록 해야하는데 그것은 일관된 교육과정의 마련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일년 귀옥고등학교에서 시험적으로 영재학급을 운영한적이 있지만 3학년과정을 2년에.마친 학생들이 제도상의 제약으로 1년을 허송세월한채 흐지부지 된적이 있었다.
문제는 고교과정과 학부이후 파경이 제도적으로 단절돼 있다는 점.
올해 과학고교에 입학한학생들이 87학년도에 영재학부에 갈경우 1백40명이 잉여인력으로남는다. 이들은 결국 일반대학에 가야하는데 현행 대학입시제도상 이공과목을 집중적으로 이수했기때문에 학력고사에서 불리한 입장이 될수있으며 내신면에서도 다른 학교에서는 1등급을 받을수 있는 학생이 2∼3등급으로 처지는등 상당한 불이익을 보게된다.
또 일원화된 교과과정으로 교육과정을 일찍 끝내고도 상위교육과정으로 진입할수 없을뿐아니라 설사 고교에서 학부과정의 일반물리학등 기초필수과목을 이수한다하더라도 이의 선취학점이 인정되지않는다.
이같은 제도하에서는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데 대한 혜택이 별로 없으므로 머리가 우수한학생들이 지원할는지가 의문으로남는다.
이같은 상황에대해 문교부 민영업교육연구관은 『아직 과학고교와 학부를 연결시키는 제도가 확정되어있지않으나 아무리 영재교육이라도 전체적인 고등학교교육의 테두리안에서 실시되는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고 말하고있다.<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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