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순국 105년 만에 되살린 '안중근의 흰 옷'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사형 당하기 5분 전의 안중근 의사 모습(오른쪽)과 구혜자 침선장이 재현한 ‘안중근의 흰 옷’.

안중근(1879~1910) 의사가 1910년 3월 26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죽음을 맞을 때 입었던 최후의 옷이 부활했다. 12일(현지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개막한 ‘2015 라이프치히 도서전’에 참석한 중요무형문화재 제89호 침선장 구혜자(73)씨는 사형을 기다리는 안 의사를 담은 흑백사진에 근거해 흰 도포를 지어 공개했다. 안 의사의 어머니인 조 마리아 여사가 손수 바느질해 아들에게 보낸 명주옷은 백의민족의 혼과 동양평화의 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구혜자 침선장은 “105년 전 조 마리아 여사의 마음을 헤아리며 ‘안중근의 흰 옷’을 되살렸다”고 했다.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이사장 이기웅)가 기획한 한국관은 올해의 주제를 우리 옷, 즉 한복(韓服)으로 정하고 그 핵심 행사로 안중근의 옷 재현을 준비했다. 이기웅 이사장은 “일제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죽음을 택했던 안 의사의 기개, 그 아들의 당당한 죽음을 자랑스러워했던 조 마리아 여사, 즉 조선 어머니의 강인함이 담겨있는 옷”이라고 설명했다.

 구혜자 침선장은 안중근의 옷 이외에도 조선시대 선비 옷인 학창의(鶴?衣)와 도포(道袍)를 제작해 선비정신이 지닌 ‘점잖음의 미학’을 드러냈다. 백색 학창의는 1850년대 유물을, 겹도포는 조선조의 무관인 신경유 공이 입었던 17세기 전반 유물을 각각 재현한 것이다. 15일까지.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