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정서 색소폰 부는 여경… 목포해경 김세화 순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 중국어선 불법 조업을 24시간 감시하고 나포하는 작전을 수행하면서 동료 경찰에게 달콤한 색소폰 선율을 연주해 주는 사람이 있다. 목포해양경찰서 3003함정의 조타실에서 항해보조 역할을 맡은 김세화(27) 순경이 주인공이다.

김 순경은 한 번 출동하면 7~8일간 바다에서 지내야 하는 해상 작전 지휘선에선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그는 자신이 힘들 때에도 동료들이 부탁하면 언제나 분신 같은 색소폰을 꺼내들고 감미로운 연주곡을 들려준다. 별빛이 쏟아지는 갑판 위에서 그가 여는 즉석 '작은 음악회'는 목포 해경지휘선의 명물이 됐다.

김 순경은 1997년 목포해양대학교에 합격한 뒤 악기 하나쯤은 다룰 수 있는 게 좋겠다는 아버지의 권유로 색소폰을 시작했다. 그의 선상 연주회 경력은 2003년 10월 해경에 들어오기 전부터 시작됐다. 그가 잠시 근무했던 한 해운회사에서 3등 항해사로 쌀을 싣고 북한에 갔을 때 남.북 적십자사 관계자와 북한 당국자들 앞에서 '사랑의 미로' 등을 연주하고 박수 갈채도 받았다고 한다.

김 순경은 다음달 15일 목포해경 신청사 개청식 때에도 색소폰으로 축하 연주를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