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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프란체스카 여사 비망록 33년만에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울의 광교에 본거지를 두고 걸식을 하던 거지들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온 거지대장 박동봉이라는 사람이 부산일보와 인터뷰한 신문기사를 대통령은 흥미 있게 읽었다.

<무기문제로 입씨름>
이들이 부산으로 내려온 이유는 공산치하에서는 자기 같은 거지들도 자유를 누리고 살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 서울에는 좋은 집들이 온통 비어 있고 주인이 버리고 간 좋은 옷들도 실컷 입을 수 있었지만 자기들은 자유세상이 그리워 부산을 찾아왔다고 한다.
광교다리 밑에서 잠자고 명동에서 활동하는 것이 자기들의 소원이라고 말했다는 이 직업거지들은 하루 빨리 우리국군이 서울을 수복해 주기를 바라고있다고 한다. 부산역전의 쓰레기통 옆에 쪼그리고 앉아 졸면서 인터뷰를 했다는 이 거지대장은 부산에서는 잘 사는 사람들보다는 피난민들이 밥을 더 잘 주고 인심도 후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은『우리가 가긴 제일 강한 무기는 자유야. 부산일보가 아주 좋은 기사를 냈구먼』 하고 말하면서 김광섭 비서에게 그 기사를 오려두도록 지시했다.
「콜리어」대령이「리지웨이」장군의 개인적인 매시지를 대통령에게 전하려고 장군의 사령부로부터 왔다.
「리지웨이」장군은 누구를 막론하고 불법적인 무기매매 행위를 엄금한다는 명령서를 대통령이 써주기를 요청했다.
그러면「리지웨이」장군은 이 불법 무기매매행위 금지법을 선포하여 모든 유엔군과 국군장병이 함께 이 법규를 준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유엔군장병들, 대부분의 혹인 병사들이 무기를 가지고 물물교환을 하거나 팔아 쓰고 있다고 한다.
어느 미국선원이 시애틀에서 검거됐는데 자기는 한국군인으로부터 무기들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한다. 물론 그 선원은 자기에게 무기를 팔았던 사람을 증명할 수도 없고 확인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혹시 그 선원은 철수하고 있는 배의 대피소에서 무기들을 그냥 꾸려 가지고 갔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군인이 그 무기들을 그에게 팔았을지도 모르지만 한국군인들은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아무래도 이 모든 사실들은 증명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중공군소재 못 찾아>
사실상 이곳 기생들이 많은 권총을 팔고 있다는데 한국돈을 갖지 못한 유엔군장병들이 가져다준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유엔군장병들은 한국돈을 쓰지 못하게 되어있다.
그렇지만 많은 미국담배와 미국과자들이 시중에 유출되고 있고 여기 한국시장에서 팔고 있는 물건을 사고싶은 미군장병들은 한국돈을 숨겨 가지고 와서 산다는 것이다.
「콜리어」대령은 또 대통령에게 적에 관하여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얻어주도록 요청한 「리지웨이」장군의 말을 전했다.
모든 유엔군의 지휘관들은 적이 어디에 얼마나 많이 있으며 자기들이 어디로 전진해야 할 것인지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아뭏든 증공군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전혀 찾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월31일.
우리는 상오 9시 수영비행장(K-9)을 떠나 30분간 비행 후 대구에 도착했다.
신 국방장관이 비행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미8군에서 비행장을 확장했기 때문에 그곳에 연결되어 새로 닦은 비행장이 또 하나 있었다.
이 새로운 비행장은 미8군사령부 바로 옆에 있었다.
신 국방장관은「리지웨이」장군이 전선에서 지휘중이라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리지웨이」장군의 막사는 지금 수원에 있는데「리지웨이」장군은 그의 모든 시간을 수원 막사나 전선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은 신 국방에게 자기가「리지웨이」장군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를 말해주었다.
대통령이「리지웨이」장군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38선 이북까지 쳐 올라갈 병력을 보강해줄 수 있는 약1만∼2만 명의 전투경찰을 함께 싸우도록 하고싶다는 것이다.

<빨리38선을 넘어라>
이 전투경찰은 총을 가지고 있어 쉽게 전투병력과 합세하여 싸울 수 있고 비록 M-1총이나 다른 장비들은 부족하지만 38선 너머로 진격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장관은 이런 일로「리지궤이」장군을 만날 필요는 없다고 대통령에게 말했다.
참모총장과 작전참모들은 그 점에 대해서 이미 정책적인 배려를 해두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번에 38선을 넘어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진격하여 중공군과 공산군을 완전히 몰아내고 통일을 이룩해야만 가장 큰 민족적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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